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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산포국민학교 1학년 7반
김현 객원기자  |  kimhyun1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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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호] 승인 2023.08.06  21: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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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 객원기자
영산포초등학교는 1925년 9월 1일 개교하였습니다. 2025년 9월이면 개교 100년이 되는 초등학교입니다. 매번 정치글이나 시사글을 올리면서 주변에서 많이 듣는 말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변하지 않는 세상에 목터져라 외치는 중간중간 저의 초등학교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제가 다닐 때는 모두 국민학교란 명칭을 사용하여 그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겠습니다. 국민학교란 명칭은 1996년 민족정기 회복 차원에서 '초등학교’로 변경했습니다.
 
오늘은 영산포국민학교 예비소집일이다. 다른 애들은 엄마랑 손잡고 가는데 나는 엄마 없이 혼자 가려니 영 힘이 나지 않는다. 엄마는 장에 장사하러 가시고 아버지는 다른 지역으로 일하러 가셨고 언니, 오빠도 모두 학교를 가서 어쩔 수 없었다.
 
흙먼지 나는 운동장에 옹기종기 모여 반이 정해지고 맘씨 좋게 생긴 선생님은 아이들과 인사하고 운동장 바닥에 이름을 쓰게 했다. 다른 아이들 이름은 세글자, 나는 달랑 두 글자 쓰고 나면 뭔가 허전한 이름이다. 글자 하나 더 넣는 게 뭐가 귀찮다고 왜 내 이름만 2글자냐고 따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나름 괜찮은 이름이다. 5남매 막내라 이름도 두 글자에 호적에 생일도 다르게 올리고, 부모님께서 마지막이라 이것저것 귀찮으셨나 보다.  
 
나는 1학년 7반. 선생님은 둥글둥글한 얼굴에 잘 웃으시고 웃으면 눈이 없어지며 입술 옆 보조개가 예쁜 신경희 선생님이었다. 가지런한 치아를 내놓고 웃는 모습이 예쁘고 맘씨 착하게 보이는 우리 반 선생님이 나는 참 좋았다. 1학년 6반과 7반 교실은 별관에 두 반이 붙어 있어서 6반 선생님과 우리 반 선생님은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곤 하셨다. 우리 동네에서 자주 보던 분이 옆 반 선생님이라니 6반 선생님을 처음 보고 정말 놀랐다. 우리 동네에 큰 방앗간이 있는데 그 집 며느리였던 조희남 선생님은 여리여리한 몸에 얼굴이 정말 예쁜 선생님이었다. 내가 알아보고 아는체하니 나를 귀여워해 주셨다. 
 
신작로를 지나 교문까지 가려면 나무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의원 간판을 지나 우리들 최애공간인 가게 세 곳이 우리를 반긴다. 너무너무 사랑하는 최애의 장소. 등굣길에 들러보고 싶지만, 학교 늦으니까 학교 끝나고 들러야지 하는 마음으로 눈으로 대충 아이쇼핑만 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첫 번째 가게는 동창 경*이네, 두 번째 가게는 빳따 아저씨네다. 듬성듬성한 수염을 자르기 귀찮은 것인지 빳따 아저씨 얼굴엔 항상 수염이 자라있었다. 깔끔하게 하고 있으면 좋으련만 머리도 덥수룩한 장발에 면도 안 한 수염까지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함부로 하기도 해서 내가 좋아하는 가게는 아니었다. 
 
교문 바로 앞 맨 위 가게는 성실하고 조용조용한 성격의 우리 학교 소사 아저씨 집으로 거기도 동창 양*이네 집이다. 우리가 가장 부러워하는 교문 바로 앞집. 그렇게 가까운데도 한 번씩 지각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았다.
 
1학년 7반 교실은 일본 강점기 시대 건물로 자그맣고 네모난 창이 많고 복도가 없이 바로 외부로 연결되는 곳이었다. 화장실도 멀리 있어서 1학년 코딱지 어린이들에게 제일 불편하고 공포스러운 일이 화장실 가는 것이었다. 내가 사는 집 아래쪽은 승*이네 집이었는 데 소장사를 하는 아버지 덕분에 가끔 동네잔치가 열리기도 하고 농번기 논에 모내기가 끝나면 어른들은 저녁 먹고 마당에서 술판을 벌이고 우리들은 승*이네 큰 방에서 불을 끄고 승*이 형이 들려주는 귀신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때 듣던 귀신 이야기가 귓가에 맴도는 시간이 화장실을 가는 시간이었다.
 
화장실 밑에서 들리는 귀신의 음성 하얀 종이 줄까? 파란 종이 줄까? 빨간 종이 줄까?라는 소리가 귓전에 맴돌며 절대 혼자서는 가기 힘든 곳이 1학년 때 학교 화장실이었다. 볼일을 보다 아래를 보면 정말 귀신과 눈이 마주칠 것 같은 공간이었고 건물이 일본식이다 보니 한국 귀신보다는 일본 귀신이 나올 것 같은 공포스러운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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