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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부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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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호] 승인 2023.05.15  00: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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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오월 단오가 다가오고 있다. 단오가 될 무렵에는 덥다 보니 예로부터 부채선물을 하는 풍습이 있었으며, 이로부터 “단오 선물은 부채요, 동지 선물은 책력(冊曆)이다.”라는 속담이 생겨났다. 조선 시대에는 공조에서 단오부채를 만들어 진상하면 임금은 그것을 신하에게 나눠주었다. 그 당시 단오부채로 가장 유명했던 것이 남평군(현재 나주시 남평읍)과 전주 부채였다.

단오진선(端午進扇)과 단오사선(端午賜扇)에 관해서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여러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데, 나주는 유명 부채 산지로 기록되어 있다. 그것을 증명하듯 조선 시대 나주 부채는 오늘날 대영박물관, 프랑스부채박물관, 도쿄국립박물관 등 유명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1931 10 21일자 동아일보의 “전남 나주의 특산물인 발, 부채, 대비 등은 전 조선 각지는 물론 외국에까지도 다수히 수출됨은 일반이 다 아는 바인데...”라는 기사처럼 명성 높았던 나주 부채는 근대의 신문 기사에도 자주 소개되었다.

조선 시대 때 제작된 나주 부채는 까치선, 태국선, 세미선, 황선 등 종류가 다양하며, 색상은 적색, 황색이 많이 사용되었다. 부챗살에 붙인 종이에는 연한 녹색을 띠는 삼씨기름(麻油), 보길도에서 생산된 황칠, 치자 등의 천연염료로 염색하거나 칠을 해 나주의 천연염료와 천연염색은 나주 부채 명성에 한몫했다.

나주 부채의 염색에는 천연염색 외에 주홍(재료는 황단(黃丹) 또는 광명단(光明丹)이 사용되기도 했다. 황단은 납을 가공하여 얻은 산화연이며, 광명단은 납 또는 산화연을 공기 속에서 400℃ 이상으로 가열하여 만든 붉은빛의 가루 안료이다.

부챗살에 붙여진 종이가 천연염료 및 안료로 염색되었던 나주의 부채는 일제 강점기 때는 색종이를 이용하기도 하는 등 변화가 있었으나 그 명성과 제조 전통은 1960년대까지도 이어졌다. 1960년대 문화공보부(현재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계자들은 나주 부채공방을 방문 조사했다. 그 기록은 1969년 문화공보부에서 발행한 ‘한국민속종합조사 보고서’전라남도 편에 나와 있다.

‘한국민속종합조사 보고서’전라남도 편에는 “김홍식(. 53)씨가 나주시 서내동 771번지 납작한 기와집 뒷 결의 조그만 작업장에서 소동(小童)을 하나 데리고 일한다. 그는 이 지방 선방(扇房)의 최연장자 격인 모기남(牟基南, 80, 생존) 씨에게 일을 배웠고, 중년부터 생업으로 삼아 왔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 선방(扇房)은 과거에 나주읍성의 사람들로부터 ‘부채방’으로 불리던 곳으로 명성 높았던 나주 부채의 전통과 염색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는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그 건물은 폐허가 되어 쓰러져 가고 있다. 주변에는 오래전에 사라진 건물이 하나둘씩 복원되고 있는데, 이 부채방도 사라진 뒤에야 관심을 갖고 복원할까 우려스럽다.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질 않길 바란다. 나주 부채의 역사와 명성, 천연염색과 결부된 나주 부채 그리고 그 부채를 만들었던 장소라는 스토리가 있으므로 보존하여 나주의 우수한 전통 부채를 되새기는 장소이자 나주읍성의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 1969년 문화공보부에서 발행한 ‘한국민속종합조사 보고서에 소개된 나주의 ’부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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