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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신 일은 천금이요. 평가는 티끌처럼 받으셨습니다. 이렇게 사시던 거인 김병균 목사님이 3월 30일 누추한 몸은 지구에 두고 부활의 새 옷 입고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하나님 곁으로 소풍 길을 떠나셨습니다. 우리는 목사님이 목 놓아 외치시던 민중, 민주, 인권, 통일의 사자후(師子吼)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습니다.
목사님은 해방 후 남북의 몰지각한 정치 몰이 배들이 미국과 소련의 앞잡이가 되어 남북으로 갈라서서 김일성 왕국 건설과 이승만 친일권력 형성에 혈안이 되던 1948년 태어나셨습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에 자기 살길을 찾기에도 바빴지만, 목사님은 자신을 포기하고 보릿고개와 흙집 살이로 힘들고 지친 이웃 곁으로 나아가셨습니다.
목사님은 진리를 찾고 진실을 밝히는데 투철하셨습니다. 목사님 앞에 가난은 자신을 옥죄는 철조망이 아니요 돌파해야 할 산이었습니다. 타고난 천재성으로 광주 서중을 마치고 고등학교는 검정고시로 신학대학과 신학대학원의 석·박사과정은 스스로 마치셨습니다.
목사님은 학구열에 불타 사회복지를 이해하기 위하여 대학에 재입학하셨고, 2020년 73세의 연세로 “한반도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민중 신학과 마르크시즘 및 주체사상 간의 대화”로 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목사관의 서재는 책과 자료들로 가득 차 있었고 드나들던 우리를 말없이 격려하는 보고였습니다.
목사님은 농촌목회를 끝까지 유지하시며 농촌문제 해결에 앞장서셨으며, 군사 정권 시절 민주화 투쟁, 민족의 아픔을 뚫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통일운동에 몸을 바쳐왔습니다. 이 땅의 부정과 비리를 질타하시다 구속과 수감생활을 반복하시며 육체는 병들어 가셨습니다. 이 정부를 질타하는 서울집회에 개인 가방을 메고 홀로 서울 오르내리셨습니다. 나주의 삼일절 기념 집회를 마치고 병원에 입원하셔서 회복을 위한 힘을 다 쏟았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영면하셨습니다.
한 채의 도서관으로 사셨던 목사님! 우리는 이 땅에서 자신을 세우는데 엄격하셨던 목사님, 진리와 진실을 밝히기 위하여 서재를 지키시던 목사님, 자신의 몸을 나를 위한 삶에 헌신하지 않고 이웃을 위해 쏟아 부의신 목사님, 이 땅의 불편부당함에 침묵하지 않고 현장에서 사자후를 토하시던 목사님, 미·소가 쳐놓고 중국이 끼어들어 절단단 민족의 철책을 제거하겠다고 뛰어 다니시던 목사님, 사람을 사랑하고 편견없이 목회의 길을 가신 목사님은 진정한 하남의 아들이셨습니다. 꽃들이 만발하고 온 천지에 새싹이 움트는 소풍길에서 기도하소서.
2023년 4월 7일
이재창 전)고구려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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