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상식’을 상실했다는 비난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지식이 ‘상식’이다. 지구가 둥글다든가. 손에서 놓은 돌멩이는 하늘로 치솟지 않고 땅으로 떨어진다는 것 등이다.

 

물론 지금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은 간혹 있지만 돌멩이가 하늘로 치솟는다고 믿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런데 ‘더미래 의원님’들은 ‘돌멩이가 하늘로 치솟는다고 믿고 있었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을….

 

민주당은 ‘방탄 국회’라는 여당의 비판에도 ‘일하는 국회’라는 명분을 앞세워 3월 임시국회를 밀어붙였다. 더미래 의원들의 베트남행은 입이 열 개여도 할 말을 잃게 됐다.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권장할 사안이다. 두루두루 세계 곳곳을 둘러보고 국정에 접목하고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필요하다. 문제는 '시점'이다. 민주당은 1일부터 국회를 열자는 요구서를 제출, ‘3·1절 임시국회’를 개최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방탄 국회’를 막자며 3월 임시국회를 6일부터 열자는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민생현안이 급하다”며 이례적으로 휴일인 1일 개원을 강행했다. 그러나 2일까지 상임위나 본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더미래 의원들의 외유에 대해 “임시국회가 ‘이재명 방탄’용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는 질타가 이어진 이유다. 

 

논란이 일자 더미래 측은 “당의 진로와 총선 준비, 진보의 재구성 방안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명치고는 궁색했다. “당 진로와 총선 준비 논의 등을 굳이 베트남에 가서 해야 했느냐”며 의문을 제시하는 여론에 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더미래 측의 궁색한 해명은 변명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의원들은 유명 관광지인 할롱베이를 찾는 등의 관광 일정이 포함됐으며, 일부는 마사지숍을 다녀왔다고도 한다. 

 

더 가관인 것은 경비 문제다. 더미래 의원들은 사비로 베트남을 다녀왔다고 하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사비가 아니다. 더미래 의원들은 매달 20만 원의 회비(이 돈을 모아 베트남 외유)를 내는데 의원들은 회비를 사비가 아닌 후원금으로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베트남 외유 비용도 다 국민의 돈이다. 설령 의원 세비로 여행경비를 충당했다고 해도 그 돈도 국민의 세금이다. 사비 운운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더미래 의원들의 구구한 해명과 변명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베트남 외유는 ‘방탄 국회’라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 앞에 할 말을 잃게 됐다. 민주당 내에서마저 국내 워크숍이 가능한데, 이 시점에 굳이 해외로 나갈 것까진 없지 않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의 베트남 외유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성을 상실한 상식 이하의 행동이었다는데 방점이 찍힌다. 

 

더미래 의원들의 베트남행은 ‘학생이 중간고사 기간에 수학여행 가는 꼴’이라는 비아냥을 듣기에 충분했다. “방탄용으로 3월 1일 국회 열어놓고 자기들은 놀러 간 것 아니냐”는 진중권의 말도 아프다.

 

윤 대통령의 일본에 대한 굴종 외교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민주당의 지지세가 반짝 올랐지만, 민주당을 돌아앉은 분위기는 역력하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들의 마음엔 민주당을 향한 염증과 실망, 분노, 부끄러움까지 담겨있지만, 그래도 쇄신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 이들의 마지막 희망인 ‘쇄신에 대한 간절함’마저 떠나기 전에 민주당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신정훈 의원을 비롯한 더미래 의원들은 더는 이런 일로 국민을, 아니 민주당 지지층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 군주민수(君舟民水)다. 

 

더미래는 더좋은미래라는 민주당 소속 최대규모 의원 모임이다. 86 운동권 그룹 주축으로 2014년 출범했으며 21대 국회에서 51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