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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람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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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호] 승인 2023.03.26  22: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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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일본 시코쿠(四國) 고치현(高知縣) 도사시(土佐市)에는 가다랑어 회에 마늘을 곁들어 먹는 문화가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는 익숙하나 일본에서는 매우 이색적인 문화이다. 도사시는 우리나라 두부와 비슷한 토진(唐人) 두부로도 유명하다. 이들 식문화는 임진왜란 때 초소카베모토치카(長宗我部元親)의 회유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간 박호인(朴好仁)이 전한 것이다. 일본에 전해진 것은 수 세기 전이나 오늘날까지도 도사시민들에게 음식을 통해 한국문화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도사시에서는 토진 두부 등을 통해 한국문화가 낯설지 않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도사시는 도사견(土佐犬) 때문에 낯설지 않다. 도사견은 일본 도사 지방 개의 한 품종으로 도사(土佐) 지방 재래종에 불도그·마스티프 등의 대형 개를 교배시켜 만든 것이다. 지금은 반려견의 열풍이 불면서 소형견이 인기를 얻고 있으나 과거에는 강대한 것들이 인기가 좋아 도사견을 사육하는 사람들이 많으면서 도사가 친숙하게 되었다.
 
도사견과 진도군의 진돗개처럼 지역명이나 특산물 그리고 지역을 상징하는 것들이 지역의 토착종은 물론 육성한 동물과 식물 이름에 사용된 사례는 많다. 최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담향’과‘죽향’ 딸기는 담양군농업기술센터에서 육성한 것으로 담양과 대나무 고장을 딸기 품종명에 사용했다. 이들 품종은 해외로 수출되면서 딸기 이름을 통해 담양을 알리고 있다. 
 
영광군에선 모시떡 용도의 우수한 모시 품종을 육성해 국립종자원에 ‘천년모시’라는 이름으로 정식 품종보호 등록을 했다. ‘천년모시’라는 이름은 '천년의 빛 영광'이라는 영광의 슬로건에서 천년을 차용했으며, 모시떡뿐만 아니라 ‘천년모시’라는 육성 품종인 모시풀을 통해 모시떡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나주에서는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과 목포대학교 한약 자원학과 감관수 교수팀이 공동으로 쪽 신품종을 개발했다. 이 쪽은 지난 2010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2012년 ‘나람블루’라는 이름으로 품종 보호권을 산림청에 신청한 후 심사를 거쳐 2015년 12월 식물신품종보호법 제54조에 따라 품종보호 등록원부에 등록됐다. 
 
신 품종명 ‘나람블루’는 나주의 쪽이라는 뜻의 ‘나람(羅藍)’과 푸른색이라는 뜻에서 ‘블루’를 조합한 것이다. 나람블루는 염료식물 중 국내 1호로 품종 개발이 된 것이며, 보급되면서 이름의 유래를 통해 국내는 물론 미국 메릴랜드에서도 나주가 쪽 염색의 일번지임을 알리고 있다. 
 
‘담향’, ‘천년모시’, ‘나람블루’처럼 지자체에서 품종을 개발하여 품종을 등록시킨 것은 보급을 통해 지역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국이나 종묘 회사에서 개발한 신품종의 재배에 따른 사용료(로열티)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과 함께 지역 특산물을 지킬 수 있는 자산이 된다.
 
우리나라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 관련 지적 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WS)을 이행하기 위해 2002년에 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에 가입한 것과 함께 식물신품종보호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므로 육성 품종을 무단으로 재배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식물신품종보호제도는 지자체가 자체 육성한 품종으로 산지를 지키고, 차별화해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일본 배산지의 경우 돗토리현(鳥取顯)에서는 ‘신감천(新甘泉)’과 ‘추감천(秋甘泉)’을, 이바라키현(茨城縣)에서는 ‘혜수(?水)’를, 사이다마현(埼玉縣)에서는 ‘채옥(彩玉)’을, 아키타현(秋田縣)에서는 ‘추천(秋泉)’을, 후쿠오카(福岡縣)에서는 ‘옥수(玉水)’를 자체적으로 육성해 지역의 독자적인 특산 배로 삼고 있다.
 
따라서 나주에서도 우수한 농작물, 산림자원 및 가축의 품종을 육성하면 지역농산물을 지킴과 동시에 부가가치를 높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므로 품종 육성을 위한 교육, 동호회 육성, 정책적 지원 등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제2의, 제3의 ‘나람블루’ 등 나주산 품종 만들기에 나서서 미래를 대비하길 기대한다. 
 
   
▲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과 목포대학 공동으로 육성한 신품종 쪽 ‘나람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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