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과일·채소·화훼류 등을 중심으로 수확·선별·포장·국내운송·해외운송에 소요되는 표준물류비를 산정해 일정 비율의 액수를 보조해 왔다. 정부가 농식품 수출업계에 지원하는 마케팅비·물류비는 연간 300억원에 달한다. 

 

물류비 지원 폐지가 현실화되면서 농업계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WTO 회원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농식품 수출농가 및 수출단지 규모가 작아 물류비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물류비 지원이 클수록 흑자를 내는 데 도움이 됐는데, 지원이 사라지면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신선농산물의 경우 물류비 지원이 폐지되면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수출이 감소하고 농가수취가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가격 대비 부피가 큰 배·파프리카·딸기·버섯류 등 우리지역 수출주력품목의 경우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한다.

 

수출농산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가은데 전남도중소기업일자리경제진흥원과 함께 21일 나주 노안농공단지에 소재한 전남식품수출협회를 방문해 현장 애로 청취 간담회를 가졌다.

 

최근 급변하는 무역 환경과 불안정한 대내외 여건에서 수출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듣고, 농식품 수출 보조금 폐지와 관련, 전남도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나주배를 비롯한 신선농산물에 대한 수출용 자재구입, 인건비 지원, 원물보관 저장비 지원 등 수출경쟁력 제고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수출 농가 보조와 더불어 농가 인력 부족과 외국 노동자 인건비 부담에 대한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세계무역기구(WTO)가 허용한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농식품부와 협력해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연구개발, 조기경보체제, 검역 및 박멸 등 병해충 방제, 교육 및 훈련, 지도 및 자문, 위생 안전 등급화 또는 표준화 등을 위한 검사, 소비확대 및 판매촉진, 전력공급망 설치, 도로 및 기타 운송수단, 용수공급시설 등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 등은 WTO에서도 허용하는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지원규모를 확대해도 된다.

 

전남도에서 중점 추진 중인 '아마존 전남 브랜드관 입점 지원', '해외 상설판매장 운영', '해외 시장개척단 파견'과 더불어 인력과 자금 등 전남식품수출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농업 수출 보조금 폐지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 관계기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선제적 대응책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