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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독널
허북구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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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호] 승인 2023.03.13  06: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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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독널은 고대에 점토를 구워서 만든 옹관(甕棺)이다. 중국 산동지역, 일본 규슈지역, 라오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독널이 확인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옹관묘처럼 대형인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나라에서 대형 옹관묘는 영산강 유역 마한 사회를 상징하는 것으로 특히 나주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나주에서 발굴된 독널은 국립나주박물관과 나주 복암리고분전시관 등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큰 것들이 많다. 큰 독널은 어른을 뉘어서 안치(伸展葬)할 수 있는 충분한 크기로 2m 정도 된다. 이것들은 문화재청의 조사 결과 나주 오량동 토기의 요지(사적 제456호)에서 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른 키보다 큰 독널은 도구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나주 오량동 토기의 요지 조사 결과에 의하면 나주에서는 5세기 후반에 이미 대형 항아리를 만드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 당시 대형 독널을 만들 수 있었던 핵심 기술은 성형과정에서 테쌓기 기법(輪積法)이다. 테쌓기는 점토를 가래떡처럼 만든 다음 똬리 모양으로 쌓아 올리면서 항아리를 만드는 방법이다. 
 
테쌓기 기법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초대형 항아리를 만드는 곳은 일본에도 있다. 일본 최대의 쪽(藍) 산지인 도쿠시마현 나루토시(鳴門市) 오아사초(大麻町) 오타니(大谷) 마을이 그곳이다. 오타니 마을에서 만드는 항아리는 오타니야키(大谷?)라고 하는데, 그 역사는 나주에 비해 매우 짧고, 용도 또한 다르다.
 
오타니야키의 생산은 1784년에 쪽(藍) 상인이 쪽 염료의 추출과 염색에 꼭 필요한 대형 항아리를 만들기 위해 시작되었다. 항아리는 매우 크기 때문에 한사람이 누워서 특수한 물레를 발로 돌리고, 한 사람은 테쌓기 기법으로 항아리를 빚는다.
 
2003년 9월에 일본의 전통적 공예품으로 지정된 오타니(大谷) 마을의 대형 항아리는 쪽 염색을 위해 탄생 된 것으로 쪽 항아리(藍甕)로도 불린다. 천연염색은 오타니야키 사례에서와 같이 염료를 추출하고 염색하기 위해서는 대형 항아리가 필요하다. 
 
나주에서도 과거에 대형 항아리가 쪽 염료 제조와 염색에 이용되었다. “꽃이 필 듯 말 듯 직신댈 무렵 낫으로 베어 큼직한 항아리에 차곡차곡 재어 담고, 마을 앞을 흐르는 고막강(나주시 문평면에 있는 하천) 물을 끼얹는다. 큰 항아리는 등짐 한 짐을 제이면 된다(예용해. 1969.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제 4편 산업기술. 문화공보부 문화재 관리국)”. 
 
“시아버지가 3개의 항아리를 이용해 쪽을 추출하였는데, 항아리 크기는 벼 다섯 가마가 들어갈 정도로 컸었다. 항아리에 곡식을 담게 되면 사람이 항아리속에 들어가서 곡식을 퍼 주어야 할 만큼 컸다(이0님, 1935년생. 2011년 10월 9일. 문평면 북동리 지산마을에서 인터뷰)”라는 내용에서처럼 큰 항아리가 사용되었다. 
 
나주에서 대형 항아리는 독널과 쪽 염색뿐만 아니라 곡창지대인 나주에서 생산된 곡식을 저장하는 용도로도 사용되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고대에 국내 최대 대형 항아리 제조 기술을 보유했던 나주의 독널 역사는 여러 분야와 연결되어 있고, 나주 도자기, 항아리, 천연염색, 곡식의 저장 용기와 기술 등의 우수성을 뒷받침하는 소중한 유물이다. 
 
더욱이 독널의 모양은 철제 받침에 올려놓은 대형화분을 연상하게 한다. 이것은 서양에서 인기가 높으며, 유럽의 꽃박람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향후 나주에서 정원박람회 개최 시 역사성, 상징성 및 조형성 측면에서 매우 훌륭한 오브제로 사용할 수가 있다. 나주의 독널은 이처럼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천연염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주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나타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유산이다.
 
   
▲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나주 고분에서 발굴된 옹관을 복원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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