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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도시, 나주허북구 /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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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호] 승인 2023.02.06  00: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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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파스텔(pastel)의 사전적 의미는 빛깔이 있는 가루 원료를 길쭉하게 굳힌 크레용이다. 크레용(crayon)은 서양화에 쓰이는 막대기 모양의 미술 도구이다. 파스텔은 크레용이고, 크레용은 미술 도구인데, “왜 제목에서부터 나주를 파스텔 도시라고 하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파스텔은 국어사전뿐만 아니라 영어사전에도 고형(固形)의 회화 재료의 하나. 분말 안료를 백점토(白粘土)에 섞어 아라비아고무 등으로 막대기 모양으로 굳힌 것으로 해석되어 있다. 파스텔톤은 이것에서 유래되어 채도가 낮고 명도가 높은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의 색을 지칭한다.
 
그런데 프랑스어 사전에서 파스텔은 막대기 모양의 유색 안료로 만든 페이스트를 뜻하기도 하나 주로 십자화과 식물로 청색 염료 제조에 이용되는 대청(woad)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스페인어권에서는 파스텔이 페이스트리(갈거나 개어서 풀처럼 만든 식품)나 케이크의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프랑스에서 대청을 파스텔이라고 하는 것은 대청(大靑)에서 추출한 청색의 쪽(인디고) 염료에 백점토와 섞어서 이용했던 것과 관련이 있다. 대청은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쪽 염료 식물로 요람(쪽 식물)과 함께 재배되었는데, 과거 프랑스 남부의 툴루즈(Toulouse), 알비(Albi), 카스텔노다리(Castelnaudary) 지역에서도 특별한 작물이었다. 
 
1463년에서 1562년까지 툴루즈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남부에서 파스텔(쪽 염료) 생산과 유통은 황금기였다. 연간 약 40,000톤의 파스텔 염료가 생산돼 마르세유와 보르도를 거쳐 영국 런던, 벨기에 앤트워프, 독일 함부르크 및 동양으로 수출되었다. 
 
당시 ‘푸른 금, 청금’이라 불린 파스텔은 대량 생산되어 나폴레옹 군대의 제복 염색에 사용되었고, 수출이 대규모로 이루어짐에 따라 그 중심지인 툴루즈는 파스텔로 인해 무역도시로 크게 성장했다. 
 
툴루즈는 파스텔을 기반으로 발전해 현재 파리, 리옹, 마르세유에 이어 프랑스 4대 도시이다. 툴루즈에는 파스텔로 부를 이른 상인들이 지은 붉은 벽돌과 테라코타 기와 건물이 많이 있어 장밋빛 도시(la ville rose)로 불리며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파스텔 생산과 유통의 중심지였던 툴루즈, 알비, 카스텔노다리에는 지금도 파스텔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호텔, 카페 등이 많이 있으며, 청색 건물이 있다. 대청(파스텔) 식물을 재배하고 이것을 염료와 화장품 등에 활용하는 업체도 많아 유산을 지키고, 현대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동일본 대지진 재해지인 일본 미야기현(宮城縣) 게센누마시(?仙沼市)에서는 프랑스 남부의 유산인 파스텔을 도입해서 활용하고 있다. 파스텔(대청)을 식재하여 파스텔이라는 염료를 만들고, 파스텔 염료로 옷을 염색하고, 파스텔 추출물로 비누와 화장품 등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등 경제 부흥과 관광 산업에 활용하고 있다.
 
나주는 프랑스 남부지역뿐만 아니라 일본 게센누마시에서 활용되고 있는 파스텔 유산이 있다. 즉, 국내 최대 쪽 생산지였고, 지금도 그 전통을 전승하고 있는 나주는 쪽(파스텔, 인디고)의 본고장으로서 파스텔과 인디고라는 역사, 스토리, 무형문화재 이미지 자원이 있다.
 
그 자원은 카페, 식당, 숙박업체 등의 이름에는 물론 파스텔 정원 조성, 건축물, 도시 색채, 역사 자원, 음식, 특산물, 여행 상품, 체험 상품 등과 연계해서 이미지를 만들어 홍보하고 활용하면 세계적인 브랜드화에 매우 유용할 것이다. 유용성이 높은 그 자원을 상품화하고 활용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는 한국의 파스텔 도시 나주가 되길 기대한다.
 
   
▲ 한국천연염색박물관에서 촬영한 인디고 식물 파스텔(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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