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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영산포 풍물시장 대목 분위기⋯"매일이 설만 같아라"설 연휴 직전 '막장' 들어선 나주 영산포 풍물시장
막바지 제수용품 구하러 온 손님들로 '인산인해'
"엄마 같아서 더 줬소" 시장 상인들 넉넉한 인심도
황보현 기자  |  frank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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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호] 승인 2023.01.23  06: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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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장이 열린 나주 영산포 풍물시장에서 한 어물전 가게 주인이 손님에게 건어물을 보여주고 있다.
"매일이 설만 같았음 얼마나 좋겠소."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장이 들어선 나주 영산포 풍물시장.
 
명절 직전 마지막 장을 뜻하는 '막장'이 열린 이날 시장에서는 모처럼 만의 대목 분위기가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소쿠리 한가득 쌓인 고사리과 도라지 등 차롓상에 오를 푸성귀를 비롯해 제철을 맞은 벌교산 꼬막과 무안산 낙지 등은 오랜만에 오는 손님들을 유혹했다.
 
선홍빛을 뽐내는 소고기와 잘 말려진 채 노란 두릅에 꿰인 조기도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오가는 손님들 사이에 있을 주인을 기다렸다.
 
막바지 제수용품을 구하러 온 손님들은 100g이라도 덤을 더 얻어보려고, 1000원이라도 더 깎아보려고 상인들과 눈치를 주고받았다.
 
상인들은 '깎아주기 어렵다'고 통사정을 하다가도 이내 '우리 엄마같아서 조금 더 드린다'며 새침한 표정으로 웃어보였다.
 
시장 한켠 정육점에서도 고기를 써는 주인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손가락 만한 크기의 얇고 날카로운 날이 묵직한 선홍빛 등심 사이를 수어 번 오가자 이내 육전용 고기가 다듬어졌다.
 
달아오른 대목 분위기에 건어물전 주인은 흥겨운 듯 콧노래를 부르며 선물용 홍어를 바지런히 썰고 있었다.
 
한 손님이 관심을 갖고 다가오자 붙들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니 그새 홍어 한 상자를 팔았다.
 
'넉넉하게 넣어드렸다. 부족한 게 있으면 또 오시라'고 말하며 웃자 손님도 '꼭 오겠다'고 답했다.
 
   
▲ 20일 오전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장이 열린 전남 나주 영산포 풍물시장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영산포 풍물시장은 조선 후기 물류 유통으로 영산포구가 번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세워졌다. 일제강점기 이곳에 다양한 상인들이 거쳐가며 더욱 규모가 커졌다. 
 
특히 영산포구를 중심으로 홍어와 수산물 등이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현재까지도 신선하고 다양한 수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손님들은 설 직전 열린 대목 시장에서 풍기는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반겼다.
 
나주 시민 최임자(80·여)씨는 "꼬막이 맛있다고 해서 한 소쿠리 사다 까먹을 생각으로 왔다"며 "마트나 수퍼는 깎아달란 말도 못하게 한다. 넉넉한 인심이 있는 시장에서 장을 보는게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함께 온 양옥경(76·여)씨도 "코로나19 때문에 한동안 시장을 못가다 이제라도 올 수 있게 돼 반갑다. 오랜만에 동네 할머니들과 함께 나들이하러 나왔다"며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명절 시장을 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너털 웃음을 터트렸다.
 
상인들은 반가운 대목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통 판도가 바뀌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어물전을 운영하는 김모(59)씨는 "설 직전에 열리는 장은 예로부터 대목 중 대목으로 여겨져왔다. 올해 수익이 크게 기대된다"며 "꼬막과 낙지, 굴 등 제철을 맞은 수산물을 많이 들였다. 손님들만 많이 오면 된다"고 흡족해 했다.
 
채소상 심영은(60·여)씨는 "코로나19 이후 저마다 장을 보는 방식이 달라져서 전통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다소 줄어든 것 같다"며 "작년 설에는 4명이 쉴틈 없이 일했지만 오늘은 2명이 쉬엄쉬엄 일하고 있다. 그래도 대목인 만큼 조금은 기대된다"고 말했다.
 
건어물전 주인 장모(67)씨는 "아무리 전통시장의 세가 날로 줄어든다고 해도 이곳 만의 명절 분위기는 어디가서 비교할 수 없다"며 "올해는 막장이 들어선 탓인가 유독 사람들이 많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설만 같길 바란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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