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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에 있는 죽음에 관하여
김현 객원기자  |  kimhyun1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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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호] 승인 2023.01.16  0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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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 객원기자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단편소설을 통해 인간 세상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사람의 삶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으며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하늘에서 쫓겨난 천사 미하엘이 받은 숙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깨달은 자와 깨닫지 못하고 자기 앞만 보고 가는 사람 사이의 차이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많이 벌어지고 틀어질 것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100세 시대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살아가면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은 황망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갑작스러운 죽음, 오랜 고통의 시간을 견디며 맞이하는 죽음, 정신은 살아있으나 육체는 병들어 침상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보내는 시간을 견디며 맞이해야 하는 죽음, 잘 죽는 것이 ‘복 중에 복’이라며 오복 중에 하나로 죽음을 꼽았던 우리 선조들이 느낀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듯하다.
 
현대인에게 삶이 중요하듯이 죽음 또한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일 텐데 요즘은 너무 쉽게 삶을 포기하고 준비되지 않는 죽음들이 많다. 세계 자살률 1위 대한민국. 삶이 중요한 만큼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왜 준비되지 않는 죽음의 유혹에 직면하는가? 가치 있는 삶과 가치 있는 죽음은 어떤 삶과 어떤 죽음인가?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거기에 대답할 답이 준비되어 있는가? 우리는 왜 살아가는 것인가?
 
정확한 목표가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자기 삶에 대한 확실한 가치관이 정립된 사람만이 목표와 할 일에 대해 확실한 답을 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일 것으로 생각한다.
 
2022년 집안의 어른 두 분을 떠나보냈다. 한 분은 큰언니의 시아버님, 그리고 한 분은 친정아버지, 두 분 모두 코로나로 떠나셨다. 90세 이상 사시면서 한 분은 치매에 걸리고 코로나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고, 한 분은 집안에서 넘어지셔서 골절로 인한 수술 후 쇠약해진 몸이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코로나에 걸렸다. 약해진 육체에 코로나는 너무 치명적이었다. 
 
두 분 모두 코로나에 걸린 후 4~5일 만에 돌아가셨다. 고령에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은 무의미했으며, 고령의 두 어른에게 코로나는 치료할 수 없는 무서운 질병이었다. 염증은 폐를 완전히 망가트리며 염증으로 인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돌아가셨다. 친정어머니, 아버지, 시아버지 세 분의 임종을 지켰다. 
 
자식들 앞에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의 임종이 아니라 세 분 모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임종하셨다. 의식 없는 상태에서 고통을 줄이기 위해 잠재우고 맞이하는 죽음의 순간을 보며, 앙상한 뼈와 뒤틀린 몸, 기계 장치에 의지해 꺼져가는 숨을 조금이라도 연장하려는 모습, 기도 삽관하며 고통받아야 하는 모습 등 나약하게 스러져가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 평소에 죽음을 준비하며 맞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인간이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죽음은 언제나 피하고 싶은 일일 것이다.
 
100세 시대를 외치는 지금,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다면 100세의 삶은 고통이며 저주일 것이다. 80세를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다가 침대에 누워서 20년을 연명하는 100세의 삶에서 인간다움이 있을까? 내 두 발로 건강하게 걸어 다니며 건강하게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나이까지만 살 수 있다면 그 삶과 그 나이에 맞이하는 죽음은 축복이라 생각한다. 
 
그 죽음으로 인해 아파하는 것, 고통스러운 것은 남아 있는 자들의 것이지 결코 죽음을 맞이한 사람의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가는 요즘 아름다운 노년의 여가생활과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며 맞이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에 오늘 밤도 잠을 뒤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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