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밥을 먹으면서 다섯 가지 색(빨강, 노랑, 녹색, 흰색, 검정)의 음식을 섭취하면 건강의 원천이 된다. 다섯 가지 요리 방법(생것, 삶은 것, 구운 것, 튀긴 것, 찐 것)과 다섯 가지 맛(단맛, 짠맛, 신맛, 매운맛, 쓴맛)으로 변화를 주면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 건강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다섯 가지 음식 색과 맛을 오장(五臟)과 연관 짓고 있다. 오장은 간, 심장, 비장(지라), 폐, 신장이다. 오장 중에서 간은 푸른색, 심장은 붉은색, 비장은 황토색(노란색), 폐는 흰색, 신장은 검은색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오장(장기) 중의 하나가 약해져서 병이 생기면 해당되는 색깔의 음식을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이론이다. 

 

맛 또한 오장과 관련이 있어 신맛은 간을, 쓴맛은 심장을, 단맛은 비장을, 매운맛은 폐를, 짠맛은 신장을 보양(保養)한다는 것 또한 오행론과 관련이 있다.

 

오행은 자연현상을 그 순서에 따라 5원소로서 배열한 것으로 색과 오장의 건강 관련성은 철학적이고 추상적이다. 그런데 현대 과학을 접목해 보면 음식의 각 색채는 식물영양물질(phytonutrients)과 식물 유래의 미량 영양소(plant-derived micronutrients)가 함유돼 있으며, 신체의 많은 시스템(기관계)을 지원한다.  

 

식물색은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에 의해 결정되고, 이것은 건강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의 색소, 향기 등에 포함된 성분으로 자외선이나 해충으로부터 식물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만들어 낸 식물성 화학물질이다. 

 

붉은 토마토와 수박에 포함된 리코펜, 녹색 시금치와 피망에 포함된 엽록소, 노란 울금에 포함된 커큐민, 흰 대두에 포함된 이소플라본, 검은콩 등에 포함된 안토시아닌과 같은 파이토케미컬은 최근 인간 몸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천연의 ‘기능성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단독으로 섭취하는 것보다 다양한 성분을 조합하여 섭취할 때 효과적이어서 화려한 색채의 식사는 심장 혈관계, 면역 계통, 눈, 뇌를 지원하고 건강한 세포의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옛날의 오행 오색의 지혜가 헛말이 아님을 과학이 증명하고 있다.

 

기능성 성분이 함유된 과채류의 색소는 먹어도 좋지만, 옷에 염색해서 입어도 좋다. 동식물성 유래의 천연색소로 염색한 천은 항균성, 냄새를 제거하는 소취성 등 기능성이 있으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가지며, 환경친화적이고 탄소중립이다.

 

하여 천연색소와 천연염색에는 이 시대 최대 화두가 되는 건강, 지속가능성, 탄소중립의 상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천연색소와 천연염색을 강조할수록 건강, 지속가능성 이미지와 오버랩이 되는 구조 또한 만들어져 있다.

 

그런 점에서 세계적인 천연염색 도시라는 이미지를 선점하고 있는 나주는 친환경적이라는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다 나주 밥상의 일환으로 지역에서 생산된 다양한 색채의 식재가 식단에 올려지거나 컬러푸드 전문 식당이 등장하게 되면 건강과 친환경적인 이미지 그리고 정체성이 더욱 명확하게 되고, 그 자산적 가치가 커지게 되면서 활용도가 높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과채류 색소에는 천연의 ‘기능성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건강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