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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살이’ 일곱 살배기 40대 청년요리연구가 심은일
심은일  |  cimdfj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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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호] 승인 2022.11.07  00: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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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요리 연구가 심은일입니다

저는 나주가 고향은 아니지만, 나주 혁신도시의 주택가에서 제일 작은 초밥집을 운영하면서, 나주를 고향 삼아 7년째 살아가고 있는 청년입니다.

서울과 경기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생소한 지역에서 딱 3개월만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잠시 내려왔는데 나주가 좋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했던 것이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외항선 선원으로, 직업군인으로 그리고 ‘요리사’라는 주방 노동자로서 살아온 저의 짧은 인생과 식당 운영 노하우를 담은 책 ‘셰프의 시크릿’을 지난 8월에 출간했고, 지난 10월에는 ‘문학고을’이라는 문예지에 수필가로 등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오늘부터 제가 수필가로서 짧고 간결한 ‘수필’몇 편을 신문에 기고하게 되었습니다.

‘수필’은 소설이나 시와 달리 사실을 기록하는 문학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수필에는 과거의 경험이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경험에서 느낀 글쓴이의 깨달음과 감동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별, 생각, 학력 등 환경이 전혀 다른 수필가의 수필을 읽다 보면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이색적인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수필가의 생각과 공감을 할 때에는 동질감에 함께 필자와 함께 웃고 울고 기쁨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수필의 가장 큰 특징과 장점은 짧은 글이지만 상상이나 거짓 또는 보탬이 없이 사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 세상 어떤 영화나 시, 소설보다도 그 여운이 오래간다는 것입니다.

나주시민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노동자로서 좋은 글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약력

부산해사고등학교 졸업 (선박 운항과 22)
해병대 하사관 전역 (해병 930 , 하후 279)

2016 국제 푸드 그랑프리 대상 수상 [라이브요리 1]
2016 국제요리 경연대회 라이브요리 경연 우수상 수상 [해산물 부문 1]
2020 나주 배 건강 초밥 특허 출원
2022 ‘셰프의 시크릿’ 출간
2022 문학고을 신인 문학상 수상, 수필 부문 등단

 

‘나주살이’ 일곱 살배기 40대 청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 나주에서 초밥 요리사로 살아가기 시작한 지 벌써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30대 초반에 나주에 내려왔던 나는 올해 40줄에 들어섰고 매년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일하다 보니 지금은 오픈 초기에 함께했던 친구들은 길을 가다 마주쳐도 몰라볼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부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군 생활과 직장생활을 경인 지역에서 했던 터라, 경상도 억양에 서울 말씨였던 나는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자네는 고향이 어디 신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

“태생은 서울이고 고향은 부산입니다.

부산에서 살아온 시간은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고향을 부산이라고 말해야 했다. 이렇게 작고 작은 나라에서 지역별로 고향을 묻고 따진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지만, 동네 어른들은 성씨와 고향을 따져 묻는 게 통괄 의례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같았다.

힘겨웠던 ‘서울살이’를 비롯한 타지 생활에 지쳐있던 나에게 이곳 나주는 휴식처처럼 느껴졌다.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없었다. 다들 사연이 있거나 발령받아서 어쩔 수 없이 내려온 타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타지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지만 계속되는 ‘자네 고향이 어딘가?’라는 질문에 나는 어느덧 ‘저는 나주가 고향입니다.’라고 대답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사람들은 나를 ‘나주 고양이’로 부르기 시작했고, 동네 아이들은 나를 “나주 야옹이당”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섬섬옥수’고운 손으로 초밥을 쥐는 자태와 곁을 잘 내어주지 않는 새침한 성격인 나를 동물로 비유하자면 ‘고양이’가 적당한듯하다. 세상에 몇 번이고 버려졌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길고양이처럼, 높은 곳을 향해 뛰어오르는 날랜 고양이처럼, 매일 맛나게 생선 살을 발라내고 초밥 요리하는 나는 ‘나주 야옹이당’이다.

어린 시절 나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하겠다며 운동을 시작했고 가난하고 배고팠던 시절, 죽기 전에 맛난 음식을 마음껏 먹겠다며 시작한 요리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추억이고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비록 불혹의 나이에 들어섰지만, 나주에서 새로움 삶을 시작한 지는 겨우 7년이다. 아직도 나주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많고 호기심도 많아 실수투성이인 나는 겨우 일곱 살인 것이다.

지난 세월 모두와 바꾸어도 비교할 수 없는 지난 7년간의 ‘나주살이’는 나에게 있어서 ’진정한 삶‘이고 내 인생의 시작은 ‘나주살이’가 전부였다.

나 같은 경상도 사람이 전남 나주를 고향 삼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옛날 사람들 귀에는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은 변했다. 놀라운 것은 지역적 차별을 당해온 전남 지역 사람들은 의외로 타지 사람에게 등을 돌리거나 차별하는 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지난 시간을 살아본 바로는 그랬다.

전국을 떠돌며 1년에 1번 이상 이사를 하며 살아왔던 경험으로는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학연과 지연은 물론 아무런 연고도 전혀 없는 곳에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하고 외롭고 쓸쓸한 날들도 많았다. 하지만 나주는 그렇지 않은 곳이었다. 지난 6년간 매출이 저조한 날도 많았고 어처구니없는 오해를 받아서 영업에 지장이 있는 날도 여러 번 있었지만, 지역 카페 게시판에 호소할 때마다 정말 많은 분이 도와주시곤 했다.

땅이 평탄하고 기름지고 좋아서 그런지 나주 사람들은 마음도 넓고 정이 많다. 근처에 무인 매장들이 성업 중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지난 6년간 도난 사고 한번 없었고 이웃 간에 얼굴 한번 붉히는 일 한번 없을 만큼 대체로 주민들의 시민의식 또한 높다.

지역 카페 게시판이나 SNS에 새로운 메뉴를 한 번만 올려도 관심을 두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슬픈 일이나 재밌는 일을 개시하면 공감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이런 지역 주민들이라면 서울살이도 그렇게 고달프지는 않았을 터라는 아쉬움이 든다.

전라도 나주목 1000년 역사의 고이 간직한 이곳 나주시에서 위치한 「나주목 초밥」 그곳에는 ‘일곱 살배기 40대 청년’, 초밥 요리사 ‘심은일’이가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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