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무선페이징 시스템'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주소방서는 지난 2000년부터 홀로 사는 노인들이 응급상황에서 휴대용 발신기 또는 수혜자용 단말기 버튼을 누르면 119상황실에 자동신고 되고, 119상황실에서는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구급대를 출동시키는 '무선페이징 시스템'을 927대 보급했다.

이와 함께 고령자로 부양의무자가 없고 질병을 앓고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경우, 고령자로 부양의무자가 없는 장애인인 경우, 고령자로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경우, 무의탁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들이 우선 순위로 '무선페이징 시스템' 이 보급됐다.

하지만 좋은 취지와는 달리 잦은 고장과 노후화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무선페이징 시스템'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매월 이용실적이 10여건 이내로 실제 거의 이용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할머니는 "버튼 작동이 안되고 고장이 나서 수리를 맡겼는데 또 다시 고장이 나서 지금은 그냥 사용을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할머니는 "고장이 나서 수리를 맡겼는데 못 고친다고 했다"면서 "소방서에 고장신고 전화를 했는데 와보지도 않더라"고 꼬집었다.

김모 할아버지는 "급한 상황이 생기면 소방서로 연락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 줄 모르니까 사용 안한다"면서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까봐 코드도 빼놓아 버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주소방서 관계자는 "이용자 대다수가 고령자들이다 보니 기기사용법을 가르쳐 줘도 금방 잊어버린다"면서 "반복교육을 통해 사용법을 알려드리고 있지만 전기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오해해 아예 단말기 코드를 빼 놓는 경우가 많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앞으로는 새로운 대상자를 선정하기보다는 노후기기를 교체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홀로 사는 노인들의 응급상황에 대비해 도입한 무선페이징 시스템이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어 효율적인 활용방안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