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1기에서부터 8기 나주시장 그리고 국회의원 누구든 2,000년의 나주 역사문화를 자랑스럽게 말하지 않았던 정치인은 일찍이 없었다.

2000년이란 시공간에는 왕건과 버들아씨의 로맨스, 의병장 김천일 선생의 倡義(창의). 나대용 장군의 거북선, 자신의 죽음에 울지 말라했던 기인 백호 임제 선생, 나주향교의 대성전, 미천서원과 경현서원, 목사내아와 객사인 금성관, 다시, 반남의 고분군 등 유구한 역사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스며있다.

그러나 유구했던 역사문화를 통해서 나주만의 나주다운 정체성을 재조명 신장시키고, 선비들의 의기를 이어갈 진작은커녕 지방자치라는 핑계로 점점이 사장되어가고 있다면 큰일 낼 나주자치 행정이 맞다.

오늘도 몰지각한 행정으로 인해 목사가 거처했던 목사 내아는 신혼부부가 특정 목사의 정기를 받겠다며 ‘러브텔’로 이용, 운우지락을 즐기는 장소로 퇴락했고, 이것도 모자라 금성관의 중삼문을 상시 열어두는 촌극에서 나주시가 나주의 정체성 등을 훼철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세차게 일고 있다.

대한민국 보물이 된 문화재 금성관은 외국 사신이나 왕명을 받은 관리가 공무 차 머물었던 객사이고 왕을 상징하는 殿牌(전패)를 모셔두고 시기에 맞추어 망궐례를 드렸던, 君爲臣綱(군위신강)이라 하여 충성을 맹세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즉 금성관은 왕을 상징하는 장소이기에 외삼문(망화루)과 중삼문 그리고 내삼문(현재는 없음)을 거쳐 본관인 금성관을 마주할 수 있는데 중삼문은 중앙에 큰 대문과 좌우에 별도의 문을 두어 凡人(범인)들이 들고 나는 문이다.

즉 큰 대문은 왕과 왕에 버금가는 권위가 아니고서는 출입할 수 없는, 잡인들이 들고 나서는 안 되는 禁門(금문)이다. 그런데 나주시는 자치 시대를 맞아 ‘시민이 임금’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들고 ‘중삼문’을 전부 개방했는데 큰 대문을 나고 드는 시민들이 ‘왕’이라는 생각을 가진 나주시라면 2000년의 나주문화역사에서 ‘왕’이라는 실체의 역사문화 중심을 부정하는 자가당착에 봉착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한 졸속 아니냐는 비난을 나무랄 일만은 아니며 ‘마한문화재’라며 꽹과리치고 북 치는 축제도 사이비지만 진짜 사이비가 될 수 있다

또한, 나주라는 지역을 관광 상품화시키기 위해서도 ‘왕’은 부활시켜야 한다. 즉 ‘왕’이 없는 목사 내아와 금성관 그리고 김천일 선생과 백호 임 제 선생, 나아가 나주향교 대성전 등은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며 나주의 또 다른 별칭이 임금이 사는 한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小京(소경)이라 불렸던 당당한 품격도 땅바닥에 나뒹굴 수 있다.

여기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않는 것을 구태라 부르고, 굽은 것을 바로 펴려는 것을 쇄신이라 말한다. 즉 윤병태 나주시장이 쇄신이 아닌 구태에 의해 현상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정치적 미래는 ‘허망한 남평장’에 의한 낭패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윤 시장은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묵은 폐습을 혁파하여 나주를 가장 나주답게 깎고 다듬는데 정성을 다해야 한다. 나주시의 모든 행정 실행자 즉 공복은 시민을 왕으로 당연히 섬겨야 하겠지만 문화재이자 역사적 건물을 출입하는 사람이 ‘왕’이 되는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목사 내아가 남녀의 通情(통정) 장소가 되어 버린 부끄럽고 어처구니없는 나주시 관광 행정은 당장 멈추어야 하고 목사 내아 그리고 금성관은 옛 품격을 간직하도록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