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와 나주시는 8일 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전공대 설립부지를 기부한 ㈜부영주택과 체결한 3자 간 ‘부지 증여(기부) 협약서와 약정서’ 원문을 공개했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정보공개 소송’에서 1·2심 모두 시민단체가 승소함에 따라 지난 8일 해당 문건을 공개했다. 2019년 1월 4일 작성된 협약서와 같은 해 8월 9일 작성된 약정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인규 당시 나주시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서명했다.

 

9일 나주투데이가 전남도, 나주시, 부영 사이에 작성된 ‘협약서’와 ‘약정서’를 살펴본 결과 부영 소유 골프장의 대학부지(한전공대) 기부는 나머지 땅에 대한 용도변경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월과 8월 체결한 협약서와 약정서는 부영주택이 한전공대 학교법인에 나주혁신도시 내 부영 골프장 용지 75만㎡ 중 40만㎡를 캠퍼스 부지로 무상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작성됐다. 

 

협약서에는 기부하고 남은 땅 35만㎡에 대해서는 ‘부영이 주거용지 확보를 위해 도시관리계획을 제안할 경우 전남도와 나주시는 주거용지 용적률 300% 이내에서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부영 골프장이 한전공대 부지로 확정된 후 작성된 약정서에는 남은 부지 35만㎡에 대한 용도변경 시기가 명시돼 있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부영 골프장 잔여부지를 2019년 12월 말까지 보전용지에서 주거용지로 용도변경이 완료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약정서대로 2019년 12월  ‘2020년 나주 도시기본계획’을 변경, 골프장 용지를 자연녹지에서 일반주거 3종으로 상향했다. 

 

부영측은 2020년 6월 학교용지 소유권을 이전하고 한전공대로부터 806억 원의 기부확인서를 발급받았다. 기부하고 남은 골프장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용도변경이 부지 소유권 이전의 전제 조건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기 전부터 ‘무상 기부를 빙자한 조건부 특혜 제공이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후 광주경실련은 부영주택이 골프장 잔여지 35만㎡를 녹지에서 아파트 신축이 가능한 제3종 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나주시에 신청해 추진하자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협약서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공개된 약정서는 부지증여를 주 내용으로 작성됐다. 한전공대 부지 경계와 증여 대상을 확정하고 향후 소유권 이전을 위한 이행사항 등을 담고 있다. 일각에서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 ‘이면 부속 합의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협약서와 약정서 공개 직후 남은 잔여부지의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관련해 ‘적법·공정하게 나주시민 의견 반영’, ‘공공용지 최대 확보’, ‘추가이익 주민 편의시설 환원’ 등을 주 내용으로 한 골자로 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부영측은 현재 용도가 변경된 골프장 용지에 5300여 가구의 아파트를 짓겠다며 나주시에 ‘도시관리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다. 

 

부영측 계획안은 최고층수 28층, 용적률 179.94%로 기존 나주 혁신도시 아파트에 적용된 최고층수(25층)와 용적률(175%)을 모두 초과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