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필요에 의해 지인 등에게 돈을 빌렸으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것은 신뢰 사회를 위한 당연한 도리이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 보면 돈이 거짓말하지 사람이 거짓말하겠냐는 채무자에게 동정 어린 시선도 있다. 하지만 악의적으로 기망하여 돈을 빌려 제 배만 채우겠다는 모리배들도 즐비하기에 마냥 채무자를 감싸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소득사업을 목적으로 농자금 등을 빌려주고 소멸시효를 무력화하기 위해 수십 년 연체된 금원에 대해 10년 전후로 대여금 반환소송을 능사로 안다면 악질 사체업자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강한 반론은 가능한 일이다.

나주시는 1995년 민선 1기 나인수 나주시장 체제에서 나주지역 저소득층의 경제적 도모를 위하여 주민소득사업에 필요한 농사자금 등을 융자 형식을 취해 대여해 주었었다.

당시에는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아 관련 융자금을 나주시에서 대여하려면 사업계획서와 함께 2인의 채무보증인 등이 필수였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대여금을 반환하지 못한 사람들이 현재 6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지금도 관련 주민소득사업은 나주시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농신보 등 시스템상 채무불이행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1995년 이후의 열악했던 농촌경제 구조상 주민소득사업으로 추진했던 농사 등이 주변 농촌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된서리를 맞아 파산지경에 이른 사람들이 아직도 연체라는 악몽에 허덕거리고 있다면 신임 윤병태 나주시장은 연체의 악몽을 피 할 수 있는 전향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특히 민법에 따른 일반 채권 시효는 10년인데 10년의 채권 시효를 연장하기 위해 나주시가 대여금 반환소송이라는, 악질 사체업자들이 즐겨 쓰는 수법에 희희낙락하고 있다면 큰일 낼 집단이 맞다.

물론 채무 당사자들의 도덕적 해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이 되는 측면도 강하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라는 이름으로 민법의 10년 채권소멸시효연장의 주체가 되는 것은 自治(자치)의 책임감을 망각한 가장 질 낮은 탁상행정과 다름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인구 5%가 신용불량자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문재인 前(전) 정부에서는 채권소멸시효완성이 지난 채무를 소각해서 214만 명을 신용회복 시켰다.

214만 명의 신용을 회복시킨 것은 그들 모두가 도덕적 해이에서 자유스러울 수 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닐 것이다.

도덕적 해이 이전에 인간다운 경제 활동을 통한 사회적 재도약이라는 대의가 앞선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10년 채권소멸시효를 연장하기 위한 대여금 반환소송이라는 나주시 행정을 비교해 보면 쓴웃음이 나올법하다.

모든 행정은 국민의 행복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도 나주시는 나주시의회와 머리를 맞대 20여 년이 지난 그리고 회수 불가능한 주민소득사업 대여금에 대해서 이자 탐감이 아닌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