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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버린 풀뿌리민주주의
김현 객원기자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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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7호] 승인 2022.08.22  00: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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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 객원기자

식물의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뿌리입니다. 뿌리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식물의 푸른 잎은 색이 변하고 병들어 시들시들 죽어갑니다. 식물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나 식물을 키우는 사람은 뿌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고 잔뿌리 하나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해 식물을 관리합니다.

지방자치를 왜 풀뿌리 민주주의에 비유하는 것일까요? 국가라는 나무가 생존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뿌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지방자치는 풀뿌리에 비유됩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민의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시민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를 위해 추진되어온 직접 민주주의 방식입니다. 시민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여 목소리를 내야 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들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 지역 정치는 민주적인 듯하나 정작 중요한 결정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수직적인 방식을 선택합니다. 민주적인 방식이 아닌 지역의 권력을 가진 1인 군주가 지배하던 군주제 시대의 결정 방식이 느껴집니다.

민주주의 사회의 결정 방식은 권력이나 정권의 통제가 아니라 수평적인 방식으로 누구에게나 평등하며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선택권이 주어져야 합니다. 좀 더 개방적인 방식으로 권력에 의한 통치나 지배가 아닌 시민이 정책을 결정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더 나아가 풀뿌리 민주주의는 지역 토착세력들의 권력 사유화를 방지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역 권력을 견제, 감시하기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양당체제의 국회는 서로 대립하는 중에도 양쪽이 균형을 유지하며 서로 견제하고 국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입니다. 양당체제도 문제는 존재하지만, 전라도 지역의 정치 지지기반이 한쪽으로 편중된 풀뿌리 정치는 당이 곧 법이고, 지방을 통치하는 정치세력의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권력의 도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시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기보다는 권력의 눈치를 보며 권력자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정치 로봇들이 되어 시의원 본인의 정치 철학이나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기에는 시의회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버린 것은 아닌지 시민들의 날카로운 정치 비판이 필요한 현실입니다.

강인규 시장 시절, 시장의 측근 비리 주장이나 의회의 견제가 사실과 다르게 시민사회에 인식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같은 당은 같은 입장을 취하며 서로 협력하는 관계가 아닌 서로 대립하는 관계로 존재하는 것이 이 지역의 정치 현실에서는 이율배반적이란 생각이 들며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몰아가기 위한 정치적 모략으로 생각됩니다.

지역 언론과 지역 정치의 유착으로 지역 언론은 언론으로서의 칼날 같은 정치 비판의 역할을 잃어버렸으며, 민의를 반영해서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시의회는 정치 권력의 2중대가 되어 시정을 감시, 견제, 비판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인규 전 시장 측근의 비리 사실로 온 지면을 도배하던 언론이 지역 정치 권력의 주변 특혜나 공천 의혹에 대해 입을 다물고 눈을 감고 있는데 이런 언론과 시의회가 진정 나주를 위해 올바른 판단과 정책을 감시, 견제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감시나 견제는 정치 권력을 가진 자에게도 가감 없이 동일하게 적용하며 비판해야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변합니다.

16명의 시의원 중 13명이 더 민주당 소속이며, 당적이 다른 시의원 3명은 다수결로 의결이 진행되는 의회에서 1당 다수의 시의원의 의견을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시의회에서 결정해야 하는 여러 안건이 당에서 결정되어 시의회는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것이 민의를 반영해야 하는 시의회의 현실입니다. 1당 다수의 의원들이 시민들의 위임을 받은 관계로 그들의 결정이 곧 민의가 되어버립니다.

소수당을 배려한다면서 진보당의 황광민 시의원에게 부의장 자리를 내줬지만, 부의장은 무엇을 결정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절대다수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약육강식의 의회에서 그 자리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현실이지만 씁쓸한 헛웃음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것이 과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꿈꾸던 풀뿌리민주주의 입니까? 동물의 왕국처럼 힘의 논리가 작용하며 힘을 가진 자가 나주 시정을 지배하는 현실이 과연 민주적입니까? 라는 물음을 시민사회에 던져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며 그저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무사안일주의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인지? 우리 자녀들의 불평등한 현실을 바꿀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을 갖게 합니다.

사라져 가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되살리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관심으로 지역 정치 현실을 바꾸며, 나주 시민사회가 주체가 되어 풀뿌리의 생명력을 되살리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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