種豆得豆(종두득두)라는 말이 있다. ‘콩 심으면 콩을 얻는다는 흔히 사용하는 말이고 인과응보라는 의미가 있지만, 청출어람이 아닌 그 아비에 그 자식이라면 의미는 상당히 심각하다.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유교적 덕목은 어른을 욕되지 않게 하는 일이다, 여기서 어른이란 부모를 말하고 있는데 자신의 빗나간 언행으로 누구의 자식인지를 묻는 상황을 가장 큰 수치로 여긴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 말하고, 부모는 아이들 밥상머리 교육에 남다른 심혈을 기울이다. 까닥 잘못했다간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줄줄이 새는 우세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기야 제멋에 사는 독불장군이라면 남의 번듯한 이목이야 신경 쓸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지난 6.1나주 지방선거 과정에서 특정 공무원이 민주당 후보였던 자신에게 단지 불친절했다는 이유를 들어 당선된 후 나주시장 인수위원회의 특정 위원에게 특정 공무원의 좌천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확산하면서 민주당 나주지역위원회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서 문제는 민주당 선출직 공직 후보자에게 공무원이 특별히 친절해야 할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민주당 후보였던 자신에게 불친절했다는 것만으로 나주시장 인수위원회 측에 해당 공무원의 좌천을 요구했다는 소문의 진위를 민주당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사실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윤리위원회 회부 등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입쌀에 오른 당사자는 윤병태 나주시장과의 특별한 관계를 맺은 인사로 알려져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강인규 전 시장을 정치적으로 몰락시킨 비선권력 전횡이라는 유령이 재등판 되는 것 아니냐는 시민사회의 우려가 팽배해 지고 있다.

특정 공무원 좌천 요구 소문이 사실이라면 나주 지방자치 30여 년 만에 일어나서는 안 될 초유의 사건이 될 수 있고 전국적으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상식 이하의 천박한 행위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또한, 선출직 공직 후보자가 아닌 마을 주민이 관련 공무원의 불친절을 이유로 문제 삼는 것은 주권자의 정당한 항의라고 할 수 있지만, 민주당 특정 후보에게 불친절했다는 트집으로 좌천 운운했다면 그놈은 잡놈이 맞고 잡놈에게 공천장을 준 민주당 또한 잡놈의 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공복이란 개념은 공무원의 여하한 행위를 지배할 수 있는 선출직 권력자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두말할 여지가 없다. 민주당은 신속히 진상을 파악하여 경중에 따라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야 한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 뿔난다는 속담이 제격이다. 민의보다 권력을 먼저 생각하는 그 잔머리가 가소롭기 그지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