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현대사회에 이르러 정치판의 추한 이합집산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말이 야합인데 ‘불륜’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의미가 강하게 함축되어 녹아 있다. 대한민국 크고 작은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심하게 불신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철새 정치 행태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의 대의명분은 헌신짝처럼 팽개치며 오직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하여 특정 권력에 빌붙은 가장 천박한 행태가 한국 정치판에서만 볼 수 있는 여하한 후보 단일화일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와 윤석열 대통령 후보 간 단일화에서 후진적이고 야합적인 정치 행태를 두고 뜻 있는 국민은 신랄하게 비난했지만 결국 단일화가 빛을 발했다. 이러한 천박하게 완성된 권력에 학습된 지방선거도 곧잘 단일화가 이슈화되기 일 수인데 같은 정당 후보 간 또는 무소속 후보 사이 단일화는 나름대로 이해가 쉽지만, 전혀 동질성을 가질 수 없는 여하한 선거 후보 단일화는 ‘야합’이라는 지탄은 너무 당연한 시민사회의 권리라 할 수 있다. 

 

나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유행처럼 유력 후보들이 세를 확보하여 승기를 잡기 위한 후보 간 연대를 빙자한 단일화가 이루어졌었다. 일찍이 민주당 공천을 받겠다며 동분서주했던 김도연 나주시장 무소속 후보도 윤병태 민주당 나주시장 후보와 단일화(선거연대)를 하겠다며 출마를 포기했다. 

 

김도연 후보의 무소속 나주시장 출마 당시의 변은 “최근 민주당 경선을 비난하는 시민의 목소리는 큰 여론 물결이 되고 ‘신세계’라는 패러디를 낳게 했습니다. 도척의 개가 지나가는 공자를 보고 짖는다. 꼬리 잘린 낙제생 2중대들이 무소속 연대 운운하며 이권 나눠 먹기의 이합집산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치 쓰레기들을 선별하는 위대한 나주는 도척들이 아닌 시민이 주인이고 먼저다”인 것입니다. “나주시장 무소속 김도연 예비후보는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제3지대의 순수 시민후보입니다. 누구도 감히 걸을 수 없는 의로운 청정광야입니다. (중략) 6월 1일 길이 후손에 물려줄 거룩한 시민들의 판단과 선택이 축복임을 증명합시다”라며 무소속 나주시장 후보 출마를 자랑스럽게 당당하게 선포했었다. 

 

여기서 당시 김도연의 무소속 선언 백미는 ‘도척의 개’라 할 수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공자와 동시대에 살았던 악명 높은 强盜(강도)였던 ‘도척’이 길렀던 개는 밥을 주는 ‘도척’만 알뿐 ‘공자’를 보고서도 짖는다는 고사에 유래하고 있다. 도둑놈이 기른 개는 도둑놈에게만 맹종하게 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김도연 후보가 말한 도척과 그 개(犬)는 나주지역 민주당 특정 권력자와 민주당 공천 후보를 지칭했을 것이다. 

 

또한 “(공천에 탈락한) 낙제생 2중대들이 무소속 연대 운운하며 이권 나눠 먹기의 이합집산”을 예견하기도 했었던 당사자의 특정 후보와의 연대는 과연 그가 예견했던 이합집산과 무엇이 다르며 ‘도척의 개’는 오늘도 유효한지 궁금하다는 나주지역민들이다. 

 

또 다른 김병주 무소속 나주시장 후보도 강인규 무소속 나주시장 후보와 단일화를 천명했는데 동질의 무소속 연대라는 점에서는 일부분 설득력은 있지만 지난 전남도의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강인규 공천반대 9인 중에 한명이었다는 ‘잡티’에서 보자면 이합집산이 맞다. 

 

선비는 玉碎(옥쇄) 즉, 玉(옥)으로 명예롭게 부셔져야 한다. 아니면 소인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