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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정치》 강준만(지은이)'좀비 정치'에 감염된 사람들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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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호] 승인 2022.03.06  18: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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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치는 소통을 거부하면서 상대방을 물어뜯으려고만 하는 ‘좀비 정치’다. 좀비는 머리가 텅텅 비어 생각 자체를 못 하고 움직이기만 하는 존재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을 물어뜯어 자신처럼 만들려는 본능을 발휘할 때에는 전혀 무기력하지 않다. 놀라울 정도로 공격적이고 날렵하기까지 하다. 이들은 상대편을 무조건 악마로 규정한다.

이런 ‘극단의 네거티브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음모론을 구사한다. 음모론은 공포심을 부추겨 적에 대한 ‘증오 정치’를 정당화하며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순수성이라는 ‘도덕적 면허’를 앞세워 정치적 반대파에게 법과 윤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호전적인 공격성을 보인다.

   
 

강준만은 책에서 한국의 ‘좀비 정치’를 비판한다. ‘너를 물어뜯어야만 내가 산다’, ‘그들을 물어뜯어야만 우리가 산다’는 반 정치가 정치를 타락시켰다고 말한다. 내로남불은 여야를 막론하고 저질러지며,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면서 “특정 정치적 신념이나 노선을 내세워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증오하면서 욕설과 악플로 공격하는 정치적 광신도들의 의식과 행태”는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증오를 선동하는 ‘좀비 정치’의 메커니즘만 존재할 뿐이다.

강준만은 ‘소통을 거부하면서 상대를 물어뜯으려고만 하는 정치’를 ‘좀비 정치’라고 정의했다. 지금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정치 행위가 그러하며, 대선후보인 이재명에까지 이어지려 한다고 질타한다. 증오와 공격으로 일관되는 과도한 팬덤 정치의 폐해도 지적한다.

책은 진보측 인사이면서 늘 균형된 비판 시각을 보여주는 저자의 날카로운 정치 평론서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가 잘 마무리해야 하는 문재인 정부나 차기를 노리는 여야 대선 후보들이 새겨들어야 할 조언들이 많다.

강준만은 책에서 다음과 같은 이슈를 다룬다. 1장은 이재명의 만독불침 투쟁사다. 이재명은 자신이 “적진에서 날아온 탄환과 포탄을 모아 부자가 되고 이긴 사람”이라며 “‘만독불침’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이재명의 만독불침은 국가적 차원에서 발휘될 때에는 이상하고 무모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2장은 윤석열의 리더십이다. 최근 국민의힘의 내홍과 윤석열의 말실수 논란은 윤석열 리더십의 부재 또는 한계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당 대표 이준석은 ‘치킨 게임’을 하며 과도한 자기중심주의 정치를 하고 있다.

3장은 문재인 혹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오만을 다룬다. 이제 내로남불은 문재인 정권의 상징이자 속성처럼 되어버렸다.

4장은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묻는 유시민, 정청래, 김원웅, 박노자, 조은산을 다룬다. 5장은 진영 논리와 반 정치가 정치를 어떻게 무너뜨리고 있으며, ‘강성 지지층의 저주’와 싸우는 진중권과 ‘진영 논리의 독재’에 도전한 김동연을 다룬다.

6장은 승자 독식과 증오 정치가 어떻게 정치 혐오를 불러오는지, 좀비 정치에 도전한 윤희숙, 정두언, 박용진을 다룬다.

7장은 정치가 과연 사적 보복의 도구인지,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 김의겸은 왜 ‘피 맛’운운하며 흥분하는지, 권경애가 꿈꿨던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다룬다. 8장은 부동산 약탈과 지방 소멸에 과연 해법이 있는지, ‘서울 공화국’의 문제와 䃱당 독재’의 폐해를 다룬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준만은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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