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거의 작은 연못의 연꽃이 모두 수련당의 연못으로 다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느낌이 있어서 짓다.(聞梁子擧小池蓮盡入睡蓮堂池中 戡夷有作)

太守前身太乙仙  태수의 전신은 태을의 신선인데
盡移梁弟半池蓮  동생 양군의 연못 연꽃으로 모두 옮겨왔구나
孤雲但過波中影  외로운 구름은 그저 물결 속의 그림자로 지나가고
疎雨全無水上錢  성긴 비는 전혀 물위의 연잎에 떨어지지 않네
翠盖碧筒歸寂寞  푸른 수레의 덮개와 파란 대롱은 적막함으로 돌아가고
良?皓月愧嬋姸  좋은 밤 밝은 달이 아름다운 데 부끄럽구나
小舟空傍斜陽岸  작은 배를 그저 해 지는 물가 언덕에 대놓고는
不語潛吟玉老篇  말도 없이 깊이 옥노경을 읊조리네

이 시는 나주목 관아의 여러 건물 가운데 이름도 생소한 수련당이라는 건물이 존재하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중요한 시입니다. 나주와 관련된 각종 지리지 와 문집류 등에서 제가 일천하여 아직까지 수련당에 관한 자료는『시서유고』에서 처음 확인하였습니다.

이 시말고도 한편의 시가 더 있는데 내용을 보면 때는 다르지만 장유 목사와 정효성 목사와 수련당에서 비구경을 하였던 생각이 나서 짓은 시인데 위에 소개한 시보다 후에 짓은 것으로 보입니다.

『시서유고』2권 부록 편을 보면 수련당 상량문이 있습니다. 시서 선생이 지으신 것이지요 기록을 보면 “남설사가 목사가 되었을 때 일이다.

나주의 동쪽 누각이다”라고 시서 선생의 설명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남설사는 남이공(南以恭 1623. 5.25∼? 재임)목사를 지칭합니다.

그럼 상량문을 근거로 내력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유재란 때 나주가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나주향교와 금성관 등이 피해를 입었는데 나주향교와 관련해서는 향교 입구의 충복사유허비가 상징적으로 당시의 정황을 말하고 있습니다.

즉 나주향교 교복의 우두머리였던 김애남이 위패를 등에 지고 금성산으로 숨었다가 안전하게 다시 모셨다는 일로 인해 평민으로 신분이 상승되고 죽어서는 충복사에 모셨으나 이마저도 없어지자 충복사유허비를 세워 그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금성관은 저번에 썼기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쟁의 피해를 입어 황량한 동헌에 네모진 연못을 만들고 수련당 누각을 지었던 것입니다. 공사는 장인들이 기예를 다하여 20일만에 공사를 마쳤다고 합니다.

수련당은 꿩이 나는 듯 하고 높은 난간을 두른 전형적인 누각의 형태였던 것 같습니다. 아울러 네모연못에는 많은 물고기들이 살았던 것 같습니다.

위의 시는 남이공 목사가 수련당을 건립한 후 양자거란 분의 작은 연못에 있던 수련을 몽땅 수련당 연못으로 이식한 일을 기념하여 지은 시입니다.

수련은 다년생 수생식물로 뿌리줄기는 굵고 짧으며 밑 부분에서 많은 뿌리가 나옵니다. 꽃은 6∼7월에 흰색으로 피는데 밤에 꽃잎이 접히므로 수련이라고 합니다.

시든 꽃은 물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열매도 물 속에서 맺어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 연못의 관상식물로 적합한 수생식물입니다.

현재 수련당의 위치가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관아 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져 발굴작업이 시작되어 확인이 된다면 뛰듯이 기쁠 겁니다.

참고로 객사공간에 있었던 건물의 현황입니다.

碧梧軒 : 객관의 동헌이다. 이 건물 동쪽에 벽오동 나무가 있기 때문에 전라도관찰사 이행  (1342~1432)이 이름을 지었다. 김춘경 목사와 오한 판관이 고려 말부터 있었던 건 물을 넓게 중수하였다. 완공은 1480년이다. 현재 전하지 않는다.

錦城館 : 나주목이 객사이다, 이유인 목사(1487.4.12~1489)가 벽오헌 옆에 지었다. 전폐를     모시고 망궐례를 행하던 공간으로 영조17년, 51년, 고종22년에 보수하였다. 일제시          대에는 나주군청 사무소로 사용되었다가 1976년 완전해체 복원하였다. 전라남도 유형 문화재 2호이다.

望華樓 : 객관의 남쪽에 있었으며 객사의 문루이다. 2층 누각으로 정면 5칸 측면 3칸의 건물, 이유인 목사가 금성관과 함께 건립하였다. 영조 18년 중수하였으나 1920년 이후 없어졌다. 2002년 복원하였다. 1920년대 사진자료를 보면 중삼문 내삼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撫夷樓 : 금성관 동쪽에 있었다. 수백년 침략해오는 왜적을 어루만지다 는 뜻에서 무이(撫   夷)라 하였던 것으로 추측되며, 1587년에 전라도관찰사였던 윤두수가 이곳에서 시를 지어 현판을 걸었다. 그러나 1742년에 망화루를 중건하였을 때 망화루 북쪽에 무이루란 현판을 걸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임진왜란 이후에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銀行亭 : 무이루 서쪽에 있었다. 은행나무를 지칭하는지 또는 정자가 은행나무 옆에 있어서 이름을 이렇게 지었지 않았나 추측된다. 언제 없어진지 모른다.

김종순 문화재관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