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광주광역시에 '복합쇼핑몰 유치' 약속을 한 이후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지척인 나주에도 복합쇼핑몰 유치를 약속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복합쇼핑몰이 무슨 동네 편의점인 줄 아느냐'는 반응이다.

25일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전력거래소 인근 대로변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명의로 내걸린 '윤석열이 약속합니다. 나주에도 복합쇼핑몰을'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에서다.

도농복합도시인 나주의 현재 전체 인구는 11만 6000여 명에 불과한 데다 5만 인구가 거주하는 자족형 도시를 목표로 조성한 빛가람혁신도시 인구 또한 고작 3만 9000여 명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에서 만난 주민 정모(여䞯)씨는 "시장 규모가 작아 대형마트도 들어오지 않는데 복합쇼핑몰이라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며 손사래를 쳤다. 

실제 규모 면에서 복합쇼핑몰에 한참 못 미치는 대형마트(롯데·신세계 이마트)만 해도 최소 인구 25만명 수준이 돼야 영업수지를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나주 인구 규모로는 '복합쇼핑몰 유치' 약속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현수막을 본 나주시민들 사이에서는 국민의힘이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헛된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터져 나온다.

주민 김모(52)씨는 "광주에도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고 자동차로 25분 거리에 위치한 나주에도 복합쇼핑몰을 유치한다는데 복합쇼핑몰이 무슨 동네 편의점이냐"고 일침했다.

광주에서 먼저 논쟁의 불씨가 된 코스트코와 같은 복합쇼핑몰은 최소 10만㎡(3만여평) 이상 규모를 갖춰야 한다.

광주지역 (준)대형 점포 31곳 중 가장 큰 곳은 롯데백화점 광주점으로 2만9917㎡ 규모다. 또 상품 구성면에서 미니 복합쇼핑몰로 불리는 롯데아웃렛 수완점도 2만2000㎡에 불과하다.

국민의힘이 약속한 복합쇼핑몰 유치 대선 공약을 놓고도 '적절성'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이나 준대형 점포 입점의 경우 기업이 면밀한 시장 조사를 통해 투자 가치가 있을때 추진하는 것인데 사회주의 국가도 아닌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특정 지역에 복합쇼핑몰을 조성하라고 지시하면 뚝딱 쇼핑몰이 들어서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