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33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전국연대회의'가 국회 앞에서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후방지역 지뢰 안전제거'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 334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전국연대회의'가 여야 대선 후보 캠프에 국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후방지역 지뢰 안전제거' 국정과제 채택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연대회의에는 전남 나주시 금성산위원회, 녹색연합, 장항습지지뢰폭발사고대책위,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평화나눔회, 강정평화네트워크, 시민평화포럼, 한강유역네트워크 등이 참여하고 있다.

17일 '후방지역 지뢰 완전제거 대선 국정과제 채택 전국연대회의'에 따르면, 대선 국정과제 채택 촉구는 지난 1960~1970년대 전남 나주 금성산과 보성 존제산, 서울 우면산 등 경기·충청·부산·울산·전북 등 37개 후방지역 군사시설 주변에 매설된 지뢰로 인한 폭발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연대회의가 정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까지 지뢰 폭발로 6500여 명의 국민들이 목숨을 잃거나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뢰폭발 피해자 가운데 어린이와 청소년 비율이 전체 63%에 달해 후방지역 지뢰제거의 시급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연대회의는 "비인도적이고 잔혹한 살상 무기인 지뢰 제거에 대한 정부 차원의 통합적인 대책 마련 없이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연대회의는 최근 여야 대선 후보들에게 '후방지역 지뢰제거 전담부처를 행정안전부로 이관할 것'과 '지뢰제거 기본법 제정' 등이 담긴 국정과제안을 전달했다.

한반도는 단위면적 당 지뢰 매설량이 세계 1위로 알려졌다. 6䞕한국전쟁과 함께 한반도 곳곳에 매설된 지뢰는 200만 발에 달하고 현재까지 제거하지 못한 지뢰는 100여만 발로 추정하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20여년 간 224억의 예산을 들여 지뢰제거 작업을 추진해 왔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진행할 경우 400여 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국연대회의는 "국방부는 전략적 필요가 없어진 후방지역 지뢰 제거를 두 차례에 걸쳐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철저히 관리되고 완전하게 제거됐어 할 지뢰가 후방지역에 방치돼 사상자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어 "국방부는 지금까지 지뢰 정보와 제거, 처리권한을 독점하며 지뢰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외면해 왔다"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그동안 해제된 지뢰지대는 전국적으로 단 한 곳도 없다"고 지적하며 국방부 단독의 지뢰제거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조재국 전국연대 공동의장은 "UN을 중심으로 지뢰 제거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국제지뢰행동표준(IMS)을 현실에 맞게 도입해 국가표준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정책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나주시가 금성산 도립공원 지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금성산에도 과거 1960년대 북한 특작부대 침투에 대비해 대인지뢰 1853발을 매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말 화재로 소실된 지뢰를 제외한 1771발 중 2003년부터 2021년까지 1703발을 제거했지만 잔여지뢰 68발을 완전 제거한 후 '지뢰지대 해제'가 실현될지 여부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