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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순간은 잠시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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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 승인 2003.04.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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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편집국장
최근 「지식 창조의 경영」으로 유명해진 노나카 이쿠지로(野中旭次郞) 교수가 20여 년 전에 펴낸 '실패의 본질'이라는 책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일본의 무참한 패배를 분석한 책으로서 노나카 교수는 여기에서 일본 패전의 본질을 성공의 경험에 기인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일본이 중국과 동남아에서 벌어진 일련의 전투에서 어떤 요인에 의해 패배했는지를 군대 조직의 리더십과 전투관리 능력, 전술과 전략 측면에서 분석한 흥미로운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개전 초기 승승장구하던 일본군이 중국 및 동남아 전투와 태평양 해전에서 패배한 이유를 일본의 육군과 해군이 러·일 전쟁과 청·일 전쟁의 승리의 경험에 지나치게 도취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했다.
세계 최대의 함포를 가진 무적함대라던 야마토호는 제대로 출항도 하지 못하고 침몰했으며,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한 천황의 군대는 중국본토와 동남아에서 패퇴를 거듭했다.
러·일 전쟁의 승리로 일본은 어느 해전에서나 더 큰 함포만 가지고 있으면 승리 할 수가 있다고 맹신해 태평양 해전에서의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과소 평가해 패배를 자초했다.
또한 청·일 전쟁에서는 일본군의 투철한 군인 정신으로 승리가 가능했다고 믿은 육군 지휘관들이 동남아에서 무리한 전투를 감행해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했다는 분석이다.
결론은 일본이 러·일 전쟁과 청·일 전쟁에서 승리를 한 것은 영국의 도움에 의한 외교적 협상 등 외부적 요인이 중요했음에도, 일본군은 자신들의 탁월한 전투능력 때문에 승리를 했다는 자만심에 빠진 조직의 실패라는 것이다.

전임 시장들의 쓸쓸한 퇴장

세 번 치러진 우리 나주의 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그와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1995년에 치러진 나주의 초대 민선시장 선거. 호남을 도배질한 황색의 물결 속에서 막강 황색군단을 침몰시키고 무소속으로 당선된 나인수씨.
그러나 3년 후, 현직 시장이라는 좋은 조건과 황색군단을 침몰시킨 여세를 몰아 재선에 도전했지만 권토중래한 민주당 김대동 후보에게 뼈아픈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또한 1998년 재도전에 성공 화려하게 제기한 김대동씨. 그를 두고도 선거 얼마 전까지도 그의 재선을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그 역시 4년 전보다 훨씬 좋아진 자금력과 높아진 인지도 등으로 당선되기보다는 낙선하기가 더 어렵다는 우스개 소리 속에서 코메디처럼 낙선하고 말았다.
승리에 도취한 나주의 시장님들이 다음 선거에는 약속이나 한 듯이 패배해 버리는 과정을 우리는 지켜보았다.
조직에서 승리의 요인은 실패의 씨앗이고, 승리의 도취는 실패의 지름길이라는 단순한 이치를 우리의 두 시장님들은 미쳐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나주의 초대민선 시장인 나인수 체제의 출범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회자되는 청렴성과 오랜 행정경험 등이 나주의 지방자치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 됐으며, 2기 김대동 시장의 출범은 나주라는 자치단체를 개혁하고 나주에 새로운 자치 패러다임을 전개시킬 것으로 기대 했었다.
적극적인 지지는 아니더라도 주민들은 선거가 끝난 뒤 그들에게 이제는 무언가 바뀔 거라는 기대감을 가졌으나 그들은 주민들을 끌어안고 나주를 경영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결국 그들은 재선에 성공하지 못하고 전임 시장이라는 이름을 남긴 체 쓸쓸히 퇴임했다.

전철을 밟지 말라

민선 3기 신정훈 시장 체제는 여러 면에서 민선 1·2기와는 무언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주민들에게 갖게 하면서 출발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선거 과정에서 신·구간의 첨예한 대립과 아울러 우리가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세대간 간극의 심화도 보았다.
그러기에 이를 추스르는 일도 만만치 않아 여기 저기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특정세력의 일부와 '일등공신들'이 너무 설친다는 소리도 들린다. 안타까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신정훈 시장을 젊은 세대와 개혁성향을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나주의 자치단체장으로 이해들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13 나주시장 선거에서 신시장을 지지한 사람이 모두 같은 생각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이해해야 한다.
신시장은 특정 세력의 시장이 돼서는 안되고, 모든 계층으로부터 인정받는 시장이 되어야 하며, 주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으로 치부되는 사람들과의 공적인 만남도 자제해야 한다.
특히 선거 당시 상대방 후보가 신시장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던, 그래서 적지 않은 주민들이 우려했던 부분이 일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주위의 충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신시장과 그의 측근들은 동교동계가 김대중 정부를 어떻게 버려 놓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며, 민선 2기가 결국 나주시민 모두의 천국을 만들지 못하고 그들만의 천국으로 끝나고만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선거에서 승리의 요인이 시정 운영에서 실패의 본질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금 이 시점에서 신시장과 그의 '일등공신'들은 곱씹어 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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