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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 마이클 린치(지은이)“가짜 뉴스의 시대, 믿음과 확신에 던지는 질문”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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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호] 승인 2021.11.19  11: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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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가짜뉴스뿐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 주로 드러나는 양극단의 견해를 한 문장으로 아우를 수 있다.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이 책의 제목이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 자신이 믿고 싶은 것 이외에는 모두 부인하고 '가짜 뉴스'로 몰아붙이는 섣부른 자기 확신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탐구한다. 미국 코네티컷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불을 지피는 파벌적인 자기 확신과 이로 인해 초래된 웃지 못할 일화들을 소개하면서 이런 행태가 초래하는 진정한 문제는 진실이 무엇인지가 더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양산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가짜 뉴스’는 그저 내 맘에 들지 않는 뉴스를 일컫는 표현이 되었다. 그리하여 기후변화와 백신, 그리고 선거 결과 같은 ‘사실’의 문제까지 흔들리고 있다. 저자는 탈진실의 시대에 인간의 조건이 되어버린 오만함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깊숙이 탐사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믿음과 확신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경멸과 우월감으로 무장한 채 파벌주의의 덫에 빠져버린 민주주의에 확실한 경종을 울린다.

영어에는 ‘노잇올(know-it-all)’이라는 표현이 있다.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고 잘난 척하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주변의 한두 사람쯤 떠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변에 생가보다 많다. 책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는 우리의 정치적 풍경의 일부가 되어버린, 더 나아가 문제의 핵심이 자리하게 된 ‘노잇올’, 즉 도덕적이고 지적인 오만함의 문제를 탐사한다.

저자는 좌우 양쪽의 스펙트럼을 넓게 조망하며 ‘우리는 틀릴 수 없다’라는 오만이 정치를 어떤 위기에 빠뜨렸는지를 탐사한다. 파벌적인 확신과 오만함은 진실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결정지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에도 해롭다. 타인에 대한 경멸과 우월감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자기 관점이 우월하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인간으로서도 우월하다는 확신으로 이어진다.

오만한 사람들은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운동에 ‘백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라고 쏘아붙인다. 혹은 멍청한 사람들이 정치를 수렁에 빠뜨린다고 비난한다.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는 이처럼 집요한 오해와 의도적인 경멸이 일상이 된 풍경 속에서 무너진 공공 담론을 회복할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한다.

이 책의 부제는 ‘똑똑한 사람들은 왜 민주주의에 해로운가’다. 책에서 ‘똑똑한 사람들’은 지적 오만함과 파벌적 오만함으로 무장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지적 오만함은 지적 우월성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관이 다른 사람의 증거와 경험을 통해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고집하는 태도”다. 이 태도가 “‘우리’의 일부로서 경험되고 ‘그들’을 겨냥할 때 파벌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저자는 미 대선 때 우파를 무식한 인종주의자, 성차별주의자로 낙인찍고 서슴없이 경멸한 좌파 민주당 지지자들의 오만함이 결국 패배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정치적 갈등의 핵심에도 파벌주의로 무장한 지적 오만함이 놓여 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저자는 우리가 가진 확신과 오만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 자신의 앎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하는 소크라테스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세계관이 다른 사람의 경험과 새로운 증거를 통해 향상될 여지가 있다고 보는”‘지적 겸손함’의 덕목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적 오만함에 빠진 사람들 대부분이 스스로 지적으로 겸손하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저자의 제안은 선뜻 수긍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성찰적 실천’의 사회 체계화는 귀 기울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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