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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희의 홍어이야기Ⅵ-진솔한 삶을 산 사람들 식품
김민주 기자  |  minjukk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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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호] 승인 2007.04.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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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혁명", "삭힘의 미학", "발효가 탄생시킨 바다의 귀물"
사람들이 홍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강렬한 맛에 대한 절대적 표현이 아닐 수 없다.
홍어는 숙성을 통해서 맛을 얻는다. 홍어에는 그 어떤 생선도 따라올 수 없는 깊이가 있다.
사람들이 한번 맛들이고 나면 빠져 나오지를 못하고 다시 찾는 홍어. 「영산포 홍어축제」 부활을 계기로 영산포 숙성홍어의 진정성을 널리 알려 많은 이들을 지구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홍어의 오묘한 맛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해 '홍어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영산강과 멀지 않은 곳을 고향으로 둔 40대 이상 상당수 사람들은 숙성홍어라는 말을 들으면, 어머니가 홍어를 다듬고 정성을 기울여 삭히는 모습과 독특한 냄새 그리고 어릴 적 친구들 기억 등이 어우러져 개구쟁이 시절의 지난날들을 주마등처럼 추억할 것이다.

   
▲ 영산홍어주식회사 이사 강건희
사람은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어렸을 적 어머니가 솜씨를 내어 해준 음식인 경우는 항상 살갑게 느껴지는 법인데, 영산강을 가까이 두고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숙성홍어가 바로 그럴 것이며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여러 식품중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숙성홍어의 기원은 흑산도에 소개령이 내려져 주민이 영산포로 이주한 1363년 이후로 볼 수 있고, 조선 개국이 1392년이므로 숙성홍어를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조선이 개국한 이후부터가 아닐까 싶다.

식품의 발달사 측면에서 숙성홍어는 어느 누가 처음으로 먹기 시작했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옛날 서해나 흑산도 근해에서 잡은 홍어를 영산강 물길로 영산포까지 운반하는 도중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자연적으로 숙성된 홍어를 처음에는 어부들과 어업에 관련된 사람들이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숙성홍어는 이와 같이 기층민들이 먹었던 음식이기에 숙성홍어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는 대단히 단출하다.

예를 들면 홍어애국은 홍어 애, 홍어 뼈, 된장, 김치, 보리순, 홍어탕은 숙성홍어, 된장, 미나리나 콩나물,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이용한 양념장, 홍어회는 소금장, 홍어삼합은 홍어, 돼지고기, 김치, 등을 재료로 쓴다.

상기 재료들 중 보리순은 다른 지방에서는 채소로 인정하지도 않지만 보리농사가 많은 남도지방은 겨울에서 봄까지 어느 들녘에서도 볼 수 있으며 다른 것 또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이다.

홍어는 예전에는 우리나라 전 해역에 서식하여 어느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생선으로서 다른 지방에서는 홍어를 말려서 찌거나, 무치거나. 탕으로 먹었으며 숙성된 것은 먹지 않았다.

저장수단과 운송수단이 발달하지 아니한 때이므로 숙성되어진 홍어를 자주 접할수 있었을 것인데 다른 지방에서는 그것을 먹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숙성홍어를 먹기 시작한 조선은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여 사, 농, 공, 상으로 직업을 분류하고 공업이나 상업에 종사하는 하는 사람들을 천시하는 경향이 있는 시대였으므로 기층민으로부터 시작된 음식인 기괴한 냄새와 독특한 맛을 지닌 숙성홍어를 체통과 체면을 중시했던 그 시기 여유계층이 먹는다는 것은 자신들이 기층민들과 동일시되어 체통과 체면이 깎인다는 생각이 들어 타지방에서는 일부러 먹는 것을 기피하지 않았는가 싶다.

그러나 영산강 유역 사람들은 체면이나 체통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실사구시 정신이 있어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숙성홍어를 오로지 식품으로만 보았고 그러한 마음이 남도를 맛의 고장으로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고 본다.

모든 식품은 주 소비 대상계층이 있기 마련이며 대상계층 중 여유계층의 식품은 화려하게 발전하고 기층계층 식품은 수수하게 변화를 추구함 없이 이어져 내려온다.

숙성홍어 요리는 여유계층의 식품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고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살아온 사람들로부터 유래한 식품이기에 식품의 기능성을 중요시하는 오늘날에 와서는 어느 식품 못지 않게 지역에 국한된 식품이 아닌 모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식품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음주에는“숙성홍어의 기능성” 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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