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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정치판의 상수, 민주당 권리당원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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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호] 승인 2021.10.10  17: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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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신문을 펼치거나, TV를 켜거나 정치 관련 뉴스가 끊임없이 쏟아진다. 정치는 좋든 싫든 우리의 삶과 직결되면서, 우리의 모든 것을 좌우하며 우리의 삶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기 때문에 국가 없이 살 수 있는 자는 인간 이상의 존재이거나 인간 이하의 존재다”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성찰과 “정치에 참여하길 거부했을 때 얻는 불이익 중 하나는 당신보다 열등한 존재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고 한 플라톤의 통찰은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정치에 개인의 운명, 국민의 행불행, 국가의 안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서 함께 호흡하는, 떼려도 뗄 수 없는 삶의 동반자가 됐다. 좋든 싫든 생활 일부로 자리 잡았다. 
 
정치는 선거로 승부를 결정짓는 싸움판이다. 승자는 모든 것을 얻지만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다. 오죽하면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정치인은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다’라는 자조 섞인 말이 정치판에 떠돈다. 그래서 선거판에 뛰어든 정치인들은 필사적이고 사생결단이다. ‘사람이 되기’ 위해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이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지역 정서에 기대어 권리당원 모집에 혈안이었다. 대의 민주주의에서 ‘선출직 공직자’는 국민이 뽑는 것이지만 민주당 일당 독주체제가 공고해진 호남은 예외다. 주민의 선택에 앞서 민주당 권리당원의 선택이 당선의 ‘보증수표’가 된 현실에서 권리당원 확보에 정치 사활을 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나주도 예외일 수 없어 지방정치 입지자들의 민주당 권리당원 모집 활동은 치열했다. 특히 15여 명에 달한다는 민주당 소속 나주시장 입지자들의 권리당원 확보 경쟁은 말 그대로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
 
내년 6월 1일 치러질 도지사, 시장, 군수, 경선은 권리당원 50%, 일반 시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본선 후보를 가리게 된다. 시, 도의원은 권리당원만 100% 여론조사를 반영해 본선 후보를 가리게 된다. 권리당원 비율이 절대적인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경선구조다. 우리 지역의 지난 국회의원 후보 경선과 시장 후보 경선에서 익히 드러난 경험칙이다. 창업과 수성에 권리당원 확보는 절대적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권리당원 모집이 과열 현상을 띈 것은 당연하다. 
 
올해 들어 시작된 당원 모집이 8월 31일 마감한 가운데 권리당원 29만여 장이 민주당 전남도당에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주시는 2만5천여 장이 접수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나주시 인구를 12만여 명으로 봤을 때 인구대비 민주당 권리당원이 20%다. 나주시 유권자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기준으로 98,000여 명으로 유권자 대비 권리당원은 무려 25.5%다. 나주시 유권자 네 명 중 한 명이 권리당원인 셈이다. 나주의 권리당원 유치전이 얼마나 치열했는가를 보여주는 수치다. 
 
민주당이 정당 선출직의 핵심 장치인 권리당원 제도를 시행할 당시엔 ‘일정 당비를 낸 당원이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 당위성은 20년이 흐르면서 기득권 정치세력의 권력 창출 도구로 전락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경선은 정치판에서 희미해져 가던 학연, 혈연, 지연을 도리어 강하게 부활시켰다. 사회 곳곳의 ‘갑’들이 ‘먹이’를 무기로 ‘을’을 통해 권리당원을 모집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다. 지방정치를 하겠다는 인사들이 지역민은 뒷전이고 권리당원 확보에만 신경이 팔려있다.
 
권리당원 제도를 시행한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동원과 당비 대납을 비롯한 부적격 등은 항상 말썽이었다. 또한, 정치적 관심도 거의 없는 분위기에서 3분 이상 걸리는 여론조사에 일반 시민이 끝까지 전화 응답을 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은 권리당원과 핵심 지지자들을 조직, 독려하여 여론조사 기간에 스탠바이(전화 응답 대기) 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 기간 전화 응답률은 평상시의 여론조사와 엄청 차이가 난다. 또한, 권리당원은 당원임을 속여 일반 시민 여론조사에도 응할 수 있고 충성도가 높아 전화만 오면 100%로 응답을 한다. 지방정치 입지자들이 권리당원 확보에 사활을 건 이유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나주 지방선거 선출직 공직자는 사실상 ‘민주당 임명직이나 다름없다’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지 오래다.
 
본선은 거저먹는 것이어서, 진즉부터 시장 및 시·도의원 입지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위원장인 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줄을 서고 있다는 입소문이 널리 퍼졌다. 권리당원의 향방이 공천을 좌우하는 경선구조 속에서 지역위원장이 결정적인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시·도의원으로 점지받기 위해 오늘도 이들은 오직 한길, 실낱같은 꿈을 버리지 못하고 지역위원장의 ‘희망 고문’에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나주의 미래 4년을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민주당 권리당원이 담보하고 있는 형국이다.
 
나주 도로변 곳곳에는 본인의 이력과 능력을 지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현수막도 어지럽다. 흘러간 유행가 ‘댄서의 순정’ 가사를 연상시키는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요’로 회자 되는 군상들이 얼굴 알리기에 한창이다. 별반 신기할 것도 없는, 으레 4년마다 반복되는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낯뜨겁다. “나주에 저런 사람이 있었나?”, “저 사람은 왜 또 나오는 거지?”, “뭐 하는 사람이야?” 그리고 “저 사람은 노이즈마케팅 아니야?” 정도의 호기심만 생길 뿐 지역민들은 별 관심이 없다. 개중에는 자격과 능력을 제대로 갖춘 인물도 있겠지만, 선거철만 되면 ‘연못에 잉어가 뛰니 머슴방 목침도 뛴다’는 속담에 어울릴 그런 인물도 의외로 많다. P,Y,K 등 몇몇 입지자를 두고는 나주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노골적인 표현도 들린다.  
 
정치는 대중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대중의 마음을 훔칠 수 있어야 한다. 대중의 마음을 읽고,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지역위원장과 권리당원의 마음을 훔치고, 읽고, 움직이는 데만 정신이 팔려있다. 지역민은 이들에게 후순위로 밀린지 오래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행정의 전문화가 어느 때보다도 더 요구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권리당원 모집을 많이 한 인사와 지역위원장에게 간택된 인사가 나주시장이 되는 작금의 구조가 정당한지 묻고 싶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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