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투데이 추천도서
《프로보커터(PROVOCATEUR)》 김내훈(지은이)“진중권·김어준·서민은 도발 시대의 산물이다”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812호] 승인 2021.08.22  15:14:4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어려운 이야기보다 단순한 이야기가 눈에 더 잘 띈다. 점잖은 표현보다 욕설 섞인 막말이 더 큰 주목을 받는다. 주목 자체가 돈이 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유와 감정을 외주화하는 사람이 늘어간다. 언론매체들은 소셜미디어에 형성된 에코 체임버에서 기삿감을 찾다 못해 스스로 소셜미디어를 모방하려 든다. 이러한 시대에 기민하게 반응해 경제적 이득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까지 얻으려 하는 사람들이 출현하고 있다. 바로 이들이 이 책에서 비판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프로보커터’(Provocateur).

프로보커터는 우리말로 도발자, 선동가 정도로 번역할 수 있지만, 엄밀히는 극단적 도발로 이익을 챙기는 ‘나쁜 관종’(남의 관심을 병적으로 갈구하는 사람)이란 뜻에 가깝다. 비슷한 부류들이 어그로, 인터넷 트롤, 사이버렉카로 불려왔다.

   
 

주목받으면 살아남을 수 있는 ‘주목 경제’시대가 만든 신종 직업 도발자 같은 것이다. 프로보커터는 우선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현안이나 정치권 같은 특정 그룹을 도발해 적을 만든다. 이어 적의 대척점에 선 이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 그 틈에서 생기는 이익을 챙긴다. 지향하는 바가 없어도, 가짜뉴스나 엉터리 논리를 동원해도 별 상관이 없다.

지식 산업과 공론장의 풍경도 비슷하다. 논리정연하고 차근차근한 설명보다는 과장된 몸짓과 날것의 언어로 모든 사안을 흥행화하는 ‘관종’콘텐츠가 뜬다. 이슈를 사회 구조적으로 꼼꼼하게 살피는 대신 사태의 원인과 책임을 특정 개인이나 조직에 돌리고 그들에게 분노와 막말을 퍼붓는 ‘사이다’가 대세다.

요컨대 그들을 도발해 우리를 결집하고, ‘지적 자극’보다 ‘정서적 자극’으로 선동하는 시사교양 콘텐츠 생산자가 ‘공론장의 아이돌’로 군림한다. 이렇듯 도발적 퍼포먼스로 주목을 획득하고, 그런 주목 자본을 밑천 삼아 여론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적 관종’이 바로 ‘프로보커터다.

책 《프로보커터》는 ‘그들을 도발해 우리를 결집하는 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미디어문화 연구자로 이 책을 쓴 김내훈은 “주목과 관심을 위해 무슨 짓이든 불사하는 관종의 멘탈리티가 정치 담론장에서 왜곡과 소란을 일으키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국내 대표적인 프로보커터로 진중권, 김어준, 서민 그리고 우파 유튜버들을 소개했다. 다른 듯 닮은 저들은 누굴까? 이들은 왜 사회적 오염 영역을 확대해가는 걸까?

이 책은 주목 경제 시대의 문화·정치·경제적 변동 양상에 대한 짤막한 보고서다. 동시에 온갖 선동과 음모론으로 공론장을 오염시키는 한국의 프로보커터들에 대한 실명 비판이다. 프로보커터가 일반적 관종보다 더 고약한 것은, 이들이 받는 주목이 돈뿐만 아니라 담론장의 권력으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프로보커터의 피아 식별은 그들의 정치적 신념과 무관하거나, 심지어 어긋난다. 사이다의 탄산을 걷어낸 그들의 해법이란 대개 근거가 앙상한 음모론이거나 진영 논리식 ‘내로남불’이다. 이렇듯 대의와 관계없이 오로지 대중의 주목을 척도로 한 도발과 결집은 공동체의 정치 혐오와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냉소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이 책은 주목 경제 시대 프로보커터의 멘털리티, 다시 말해 ‘정치적 관종들의 반()정치주의’에 대한 탄핵이기도 하다.

저자는 “프로보커터는 영미권에서 이미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도 프로보커터들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있다. 제도권 정치와 언론에 대한 불신이 심해지면서, 특정 집단의 분노와 혐오만 자극해도 내 편이 생기는 노림수가 먹힌 것이다.

국내에도 프로보커터들의 영향력이 꽤 커졌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진중권, 김어준, 서민, 가세연은 다른 듯 분명 닮은 꼴인데, 기존 ‘관종’이나 ‘트롤’같은 말로는 하나로 설명이 잘 안 된다. 이들을 프로보커터로 정의하고, 민낯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철웅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용역계약 해지' 광주전남혁신도시, 발전기금 조성 또 파행
2
한국에너지공대 '기숙사 확보'⋯부영CC 리조트 활용
3
한국에너지공대 '수시모집 후끈'⋯일반전형 '24대1' 기록
4
나주시, 2021 전국 기초자치단체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5
나주시,「청정전남 으뜸마을」추진상황 보고회 개최
6
'전기차 보급률 전남 1위'⋯나주시, 100대 추가 보급
7
추석 선물 고민, ‘나주 로컬푸드’가 해소해드립니다
8
산포면, 뽀송뽀송 이불빨래방 사업 추진
9
2021. 9. 13. ~ 2021. 9. 17.
10
나주천연염색재단, 국제수묵비엔날레 특별전 개최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전남 나주시 예향로 3803 (이창동) 2층 나주투데이  |  대표전화 : 061)334-1102~3  |  팩스 : 061)334-1104
등록번호 : 전남 다00334   |  발행인 : 윤창화  |  편집인 : 이철웅  |  e-mail : njt2001@hanmail.net
Copyright © 2013 나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