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을 일컬어 철밥통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난무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국민 세금으로 처자식은 잘 건사하면서 공복의 마땅한 언행은 쥐뿔로 여기는, 하는 짓은 개차반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들에게 녹봉을 주는 民(민)은 우습게 알면서 권력자에겐 비굴함도 부족해 설설 기는 것을 직업으로 여기는 작태에서도 철밥통은 유효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공직이라는 개념조차 정립되지 못한 사이비 공직자가 많다는 의미인데 용장 밑에 약졸 없더라고 민선이라는 이름에서 보자면 잘 비비고 굴신을 즐겨 하는 그들이 살아남는 이유 또한 사이비 민선 장들이 많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렇게 공직자들에 대한 세평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현실에서 노안면민들이 현 심영조 노안면장의 송덕비라도 세울 기세여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유는 거창할 것도 없다. 노안면장이 사회복지사와 함께 노안면의 47개 경로당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순회하면서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고 경로당 이용에 따른 불편 또는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담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코로나19 방역 지침도 함께 고민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엔 큰일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부부와 자식 간에도 대화가 끊겨 삭막해져 가는 세태에서 지역 노인분들과 거의 날마다 소통하고 있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지극한 공직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흐뭇하다는 면민들이다.

사실 公僕(공복) 즉, 충실한 사회 심부름꾼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을 으뜸으로 생각하는 民本(민본)의 자세가 정립되어야 한다.

다른 말로 공직자 또는 범부와 차이 없이 사람을 공경하는 사람, 특히 노인을 받들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 품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즉, 효는 사람의 일 중에서 가장 근본이라는 말에서도 윤리와 도덕의 생활화만이 사람 사회를 윤택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곧 알 수 있다.

과거 선비들은 ‘경로효친’아니고서는 관직에 나아 갈 수 없었다. 조선 궁궐에서 행한 ‘기로연’행사가 ‘경로효친’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는데 일개 面(면)을 책임진 행정 수장이 무더위에 자신의 수고를 아끼지 않고 매일 경로당을 찾아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나주시의 어떠한 행정보다 우선 되어야 할 시정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공직자들의 유능이란 시민사회와 눈높이를 같이하는,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진정성이다. 나주시 공직사회가 노안면장을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