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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언론의 고민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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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 승인 2003.03.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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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편집국장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무시 못할 연고주의와, 권력과 기득권 층의 야합 이데올로기로 철저하게 무장된 지역사회에서 성역 없는 보도와 비판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까지 지역신문이 지역언론으로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각종 연고주의와 학연과 혈연이라는 그물 망에 갇혀 '인간적'으로 행동해 왔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타협을 잘하면 '인간적'이라는 말로 치장되고, 타협하지 않고 원칙을 고수하면 '비인간적'인 사람으로 치부돼 이방인 취급을 하는 사회가 된지 오래다.
즉 보도와 논평에 있어 각종 성역과 금기를 두어 권력자에게는 불을 밝혀 들이대지도 못하고 펜을 바로잡지 못하는 언론은 '인간적'이라 치장되어 '성장'을 거듭해온 반면에, 성역과 금기가 없다고 자부하는 언론은 '비인간적'이라는 비아냥과 함께 언제나 경영난에 허덕였다.
그러나 본지는 일찍이 본지 창간호 「투데이 칼럼」을 통해 양심과 원칙이 뜨겁게 살아 숨쉬는 지역신문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기꺼이 나주의 영원한 이방인을 자청하겠다고 독자들에게 처음부터 밝힌바 있다.
오직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지역신문으로 자리 메김 하기 위한 우리들의 다짐이었으며 주민과의 약속이었다.

원칙과 인간적 유대의 공존

지난 15일 토요일 오전 시의회에서 본지의 보도에 불만을 품은 시청 모 국장이 필자를 '비인간적'인 사람으로 치부하는 작은 소동이 벌어진 일이 있다.
문제의 발단은 본지 3월 10일자 5면에 신광재 기자가 보도한 "나주시 5급 이상 44년생 대기발령임박"이라는 기사에 자신의 실명을 거론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나선 것이다. 지역후배로서 그럴 수가 있느냐는 식의 항의와 더불어 듣기 거북한 말까지 쏟아냈다.
지역에서 오랜동안 형님 동생하고 살아가는 처지로만 생각하면 왜 서운한 감정이 없겠는가.
허나 보도와 논평에 있어 연고주의와 학연 혈연이라는 족쇄를 차지 않겠다는 창간이념을 고수하며 좋은 신문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지역신문에 할 항의는 아니었다.
주위 사람들의 만류로 더 이상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변화와 개혁의 민선 3기 주무국장이라는 사람이 지금도 지역신문의 보도를 연고주의라는 그물 망에 가두려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감출 수가 없었다.
주민의 알권리가 '인간적'이라는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치장한 야합으로 적절히 숨겨지고 부정부패와 비리가 '인간적'이라는 미명하에 저질러지고 정당화되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언론의 기능과 원칙을 따져 모든 걸 투명하고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이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역언론과 지역언론종사자의 고민과 애로가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나주도 '인간적'이라는 말이 서로 무언가 주고받는, 피차 구린 구석이 있으니 서로 덮어주고 공존 공생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이 아닌 '원칙'과 '인간적 유대'가 공존하는 사전적 의미의 본뜻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본다.

나주 투데이는 초심을 지킬 것이다

중세 유럽에서 교회가 이단자를 처벌할 목적으로 특정대상을 낙인찍은 뒤 종교재판에 회부해 처형하던 일을 마녀사냥이라 한다.
그러나 부패권력과 이에 기생하는 기득권 층의 야합을 샅샅이 찾아내 응징하고 공직자의 청렴 도에 의혹과 불신이 없는지 캐내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언론의 속성도 좋은 의미에서의 '마녀사냥'이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마녀사냥이라는 어휘가 우리사회에 풍기는 뉘앙스는 곱지 않다.그러나 주민들의 알권리 충족과 주민들의 주체적 참여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지역신문을 만들기 위해서 나주 투데이는 앞으로도 '비인간적인' 언론으로 남을 것이며 '마녀사냥꾼'이라는 악역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혹자들은 권력과 자본에 순응한 신문만 접하다 보니 이에 길들여져, 원칙과 양심을 내세운 지역신문의 문제제기에 대해 너무 비판만 한다고 비난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기지역에 대한 진정한 지역사랑은 진정한 비판 속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주 투데이는 창간당시 약속했듯이 개인적인 사사로운 정이나 감정에 치우친 보도나, 권력에 빌붙어 순응하고 꼬리치는, 신문이기를 포기한 신문은 만들지 않을 것을 다시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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