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김재식 국장의 시사평론
나주배원협 矯角殺牛(교각살우) 유감
김재식  |  kkim8882@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810호] 승인 2021.07.18  18:16:3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김재식 국장

어느 집단에서나 주도권이 바뀌면 구악(舊惡)을 제거해야 한다며 요란을 떨지만, 권불십년이라고 불과 수년을 못가 스스로 악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악순환은 정치권의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난 3월에 치러진 나주배원협 조합장 보궐선거에서 3수 만에 나주배원협의 주도권을 잡은 측에서 특정 고위임원에게 가해진 강제 휴가, 대기발령에 이어 농협중앙회의 감봉 3개월 처분을 정직 3개월로 상향시킨 중징계를 두고 다른 한쪽에서는 보복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나주배원협은 생산자단체로서 수년 동안 고소 고발로 인해 구성원 간 불신이 팽배한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불미스러움은 조합장 보궐선거가 증명하고 있고, 보궐선거를 통해 새롭게 주도권을 잡은 측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폭넓은 포용력을 통해 화합의 장을 만들어 생산자인 배원협 조합원들에게 미래 지향적 메시지를 심어주어야 함에도 린치를 방불케 하는 인사 전횡은 또 다른 교각살우의 어리석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각살우란 하찮은 소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잘못을 바로잡겠다며 덤벙대다가 큰 것을 망치는 일을 두고 이르는 말인데 다른 말로 소탐대실, 과유불급이다. 작은 것을 탐하다 진정 큰 것을 잃는 어리석음이나 지나친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것을 마음에 담아 실천하는 지도자라면 그 자리에 내려올 때 박수 받을 수 있다. 그 반대라면 누가 기억해 주겠는가. 잊힌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는 의미를 누구든 지도자를 자청한다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잘못된 뿔만 잡아 흔든다고 舊態(구태)인 몸통이 혁신되어 新態(신태)가 될 수 있냐는 물음도 가져야 한다. 즉 나주배원협 조합장 선거뿐만 아니라 나주지역 어느 조합장 선거에서나 금품살포와 농협 임직원들의 선거 개입은 공공연한 비밀 같지 않은 비밀인 오늘에서 주도권을 잡은 측도 이러한 오래된 선거 악습에 초연했겠냐는 스스로의, 자문의 출발이 곧 생산자단체인 원협을 올곧게 이끌어가는 시대의 양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개혁이 특정인 한 사람만 배척한다고 해서 이루어질 성질이 전혀 아니며 여태껏 관행처럼 여겼던 모든 모순을 용광로에 함께 녹여내 화합의 장을 만들어야 개혁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즉 보복으로 보일 수 있는 여하한 조합장의 인사행위는 집단의 또 다른 분란만 키울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이나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남의 눈의 티끌은 잘 보면서 내 눈의 들보는 못 보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인간의 얄팍한 속성을 정확히 꼬집고 있는데 지도자라는 자리일수록 자신의 눈에 들보를 보기 위한 끊임없는 성찰만이 유종의 미를 거들 수 있다는 부분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여하한 선거에서 당선이 곧 점령군의 완장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집단은 쇠락을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러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 아니라 당동벌이라는 죄악을 새로 탄생시키는 수단이 되고 만다는 무서움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전임 조합장들의 조합운영 과정에 꼬투리를 잡기 위한 감사라는 의혹을 자초하는 내부목적 감사를 전가의 보도로 여겨서는 또 다른 나쁜 관행을 만들 수 있어 조심스럽게 여겨야 한다. 요즘 회계부정을 일으킬 수 있는 농협 시스템이 아니라는 나주지역 조합장들의 이구동성에서도 무리수를 두어서는 모양새만 흉할 뿐이다.

지난 3월의 나주배원협 조합장 선거는 보궐선거로서 잔여임기는 1년 하고 8개월이 남아 있다.

앞으로 20개월 동안 불신과 갈등을 말끔히 걷어내고 생산자 농민조합원들을 위한 원협의 역할에 최선을 모색해야 한다. 다시 과거로 회귀해서는 내일이 없다는 것을 가슴에 깊이 담길 바란다.  

김재식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신정훈 의원 징계해 달라”⋯50대 평당원, 민주당에 징계청원
2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
3
특정 사회단체장 나주시장 후보와 주석
4
대한민국 지방자치 초유 나주시의원 고소한 공무원 국장 고속승진
5
이웅범 나주시장 예비후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 격
6
나주시의회⋯의회사무국 직원 임용장 교부식
7
'불편한 진실' 나주 오미크론 확진자 연일 두자릿수 왜?
8
나주시, 전 시민 ‘2차 재난지원금’ 지급한다
9
서리를 밟으면 얼음이 언다
10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실시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전남 나주시 예향로 3803 (이창동) 2층 나주투데이  |  대표전화 : 061)334-1102~3  |  팩스 : 061)334-1104
등록번호 : 전남 다00334   |  발행인 : 윤창화  |  편집인 : 이철웅  |  e-mail : njt2001@hanmail.net
Copyright © 2013 나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