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공포로 떨게 한 테러, 황막한 사막, 과격한 원리주의자 알자리라 방송, 이슬람국가, 그동안 내가 아랍 세계를 이해해 왔던 키워드였다.

여기에 덧붙여, 이들이 머리에 쓰고 있는 흰 모자와 엄격한 이슬람 종교의 정체성은 필자로 하여금 왠지 모를 거부감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필자의 종교가 기독교라는 점이 이슬람국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 즉 ‘색안경 너머의 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배타적이었다.
 

▲ 정찬걸 의원

이런 와중에 우리시에서 성공적인 혁신도시 건설과 고대 영산강문화권 개발이라는 나주시 최대의 과제를 앞두고 두바이와 터기,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제의 받았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리더십‘을 배우기 위해 최근 다녀갔던 두바이와 고대 영산강문화권 개발과 국립 나주박물관 건립을 위해 한때 유럽·아프리카·아시아 3대륙을 호령한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터키 이스탄불 방문, 그리고 과거 소련 연방국가였던 자매도시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려인의 실상과 고려인 한글학교를 둘러보자는 제의에 필자는 다소 망설였다.
 
방문 일정 계획을 살펴보았더니 8박 9일중 4일은 기내에서 숙박하게 되어 있어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망설임 끝에 문득 목사님의 설교 시간에 바울사도의 전도 여행지인 서머나 교회가 터키에 있다는 것과 그곳 박물관에 모세의 지팡이가 소장되어 있다는 게 떠올랐다.

솔직히 공적인 방문을 잠시 뒤로 하고 사적으로 서머나 교회를 한번 가보고 싶어 흔쾌히 승낙을 하고 3월 27일 밤 11시 55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비행 10시간 만에 두바이에 도착하였다.
 
두바이 현지 시각은 오전 5시,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나오자 무슬림들에게 기도시간을 알리는 아잔(Azan)이 어두운 새벽을 깨우고 있었다. 애절한 가락 같은 ‘아잔’이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보통 사막은 죽음의 척박함과 고통이 수반되는 어두움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내로 들어오는 순간 나는 사막을 밟은 것이 아니라 희망의 도시를 밟고 있다는 것을 세삼 느꼈다.

특히, 이 머나먼 타국의 도시 한 복판에서 삼성의 회사 로고와 깃발을 보면서는 뿌듯한 감동이 새록새록 올라오더니 순간, 마음 깊은 저편 무언가가 용솟음 치기 시작하였다.
 
삼성물산에서 건립중인 세계 최고층 건물(160층, 높이 850m) 규모로 계획된 「버즈 두바이」를 보면서 삼성 이건희 회장이 그룹 CEO들에게 “두바이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의 창조의 경영을 벤치마킹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천지가 개벽되는 도시를 직접 체험하였다.

□ 모래위의 城 두바이
 
아랍 에미리트(UAE)는 아라비아 남쪽 해안과 오만 북서 해안지역에 흩어져 사는 7개 부족이 모여 설립한 연합국가이다.

이 지역은 17세기부터 19세기 사이 해적들의 소굴이었고 포루투갈이 이 지역을 지배하였지만 18세기 중반 들어 유럽 국가들의 중동 식민지 정책이 본격화 되면서 영국의 독무대가 되었다.
 
1971년 3월에 영국에 보호에서 벗어난 부족은 9개 부족이 하나의 연합국을 결성하기 위해 협상에 들어가 두바이를 비롯한 7개 부족은 의견일치를 보았고, 재차 협상에 돌입하여 마침내 12월 31일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을 구성했다. 그러나, 여기에 반발한 바레인은 그 해 8월, 카타르는 9월에 별도의 독립국을 구성하였다.
 
두바이의 면적은 3,888㎢로 제주도의 2.1배이며, 90%가 사막이다. 고온 다습한 아열대 기후와 사막성 기후를 가지고 있으며 여름에는 최고 53도까지 올라간다.

현재, 두바이의 1인당 GDP는 27,000달러, 인구는 140만 명 정도이고 국민의 80%는 외국인이다. 언어는 아랍어 대신 영어를 공통어로 사용하고 있다.

◇ 발상의 전환
  
오늘날 두바이의 본격적인 개발은 셰이크 라시드 국왕이 1958년 두바이를 세계적인 물류 거점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원대한 구상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1960년대 작은 어촌 마을 이었던 두바이에 중동에서 가장 큰 항구의 건설을 시작하였고, 1966년 석유가 발견되어 발전계획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였다.
 
셰이크 라시드는 「언젠가 석유는 고갈 된다」면서 「우리는 석유 없이도 자립 할 수 있는 두바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치면서 중동 최대의 물류 ․ 산업 ․ 금융 ․ 관광도시의 자유무역지대를 조성하였다.
 
현재, 두바이의 실제 경제면에서 석유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4%밖에 되지 않는다. 96%는 무역과 관광 ․ 물류 ․ 허브 전략으로 벌어들이는 돈이다.
 
또한, 두바이는 서방세계와 원활한 교류를 위해 그들의 종교 공휴일을 바꾸었다. 두바이 국민의 99.9%는 이슬람이며 국민들은 지도자의 결정을 믿고 따랐다.

만약,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독교인이라고 가정하고 정부에서 예배일인 일요일을 경제발전을 위해 화요일이나 수요일로 바꾸자고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 해 보았다.
 
두바이는 성장을 위해 이슬람 국가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매춘과 돼지고기, 주류 판매를 두바이를 찾는 비 이슬람 기업인이나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허용한다. 두바이 인근 국가에서 휴가를 내어 두바이를 찾아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칠성급 호텔 「버저 알 아람 호텔」이 황막한 사막에 호텔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모두가 부정적 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두바이는 현실로 만들었다. 호텔의 1일 숙박료가 로얄 스위트룸의 경우 35백만원, 제일 싼 룸이 250만원, 외부인이 호텔을 구경하려 해도 입장료를 7만원을 내야 한다.

그나마 요즘은 입장객이 너무 많아 투숙객을 위해 입장을 금지 시켰다. 호텔에 투숙하기 위해서는 몇 개월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하며, 황막한 사막에 스키장을 건설하여 인간의 창조성을 실현시켰다. 외환반출입이 통제를 받지 않는 외환금융정책을 펴나가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였다. 
 
오늘날의 두바이가 있기 까지 지도자의 리더쉽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대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
 
초스피드로 변화하는 국제환경에서 상식과 틀을 뛰어넘는 두바이식 창조성과 최고 수준의 문제해결 능력을 나주혁신도시 건설에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첫 방문지인 ‘두바이’에서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도시 ‘두바이’를 직접 둘러봄으로써 앞으로의 신정훈 시장은 시정운용에 필자는 의정활동에 있어서 필요한 아이디어와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두바이의 기적처럼 우리 나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가 명실 공히 전국에서 제일가는 혁신도시의 모델로 계획 단계에서부터 착실히 추진되기를 기대해 보면서,

생명의 땅을 물려받은 나주, 과거의 영산강 시대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신정훈 시장과 1000여 명의 공무원의 발상 전환, 리더십, 행동하는 행정, 시민과 함께하는 행정을 펼칠 때 혁신도시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정찬걸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