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앞으로 다가온 나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게나 고동이나 나주시장이 되겠다며 듣지도 보지도 못한 나주시장 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무려 17명에 이르자 나주지역사회에서는 냉소가 넘치고 있는데 여기서 게나 고동은 바닷가에서 흔해 빠진 ‘갯것’이라는 의미에서 나주시장 선거를 희화화시키고 있다는 쓴웃음도 있다.

물론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여하한 선거에서의 출마 여부는 결격사유가 없는 한 오로지 자신의 의지이기에 탓할 일만은 아니라 할지라도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다’는 속담처럼 자신의 분수를 벗어나 터무니없는 일이라면 꼴사나운 광대 짓이라는 타인의 이목도 의식해야 체면이 바로 서게 되어 있다.

즉,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은 나주시장이라는 망상에 젖은 현대판 ‘돈키호테’와 다름없다는 의미이다.

한편에선 나주시장 후보로 이름을 올린 몇몇을 두곤 노이즈 마켓팅 이라는, 소음을 일으켜 이목을 끌어보겠다는 불장난 아니냐는 혹평도 쏟아지고 있는데 한 때 국회의원을 해 먹겠다며 야무지게 칼을 뽑았던 사람, 사기꾼이라는 전과자 그리고 여론조작으로 측근들이 형사 처분을 받은 사람, 도박꾼까지 나주시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어 가히 나주지역은 유례없는 난장판 위에 간웅의 시대가 도래한듯하다.

그러나 이렇게 기이한, 게나 고동이나 너도나도 자신의 그릇 크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주시장이 되겠다며 우후죽순처럼 후보가 난립하는 1차 책임은 나주시민들에게 있다는 것에 나주시민들은 주목해야 한다.

强將(강장)아래 弱卒(약졸) 없다는 것은 진리이다. 즉 건강한 자치의식에 의한 건강한 시민사회를 지향하는 강한 시민들이라면 게나 고동 같은 후보들은 언감생심이 정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오늘과 같은 나주지역 부끄러움은 지속될 것이 염려스러운 현실이다.

특히 나주지역과 같은 여타 군소지역에서 사람 사회를 위한 지방자치가 온전하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한 가지는 민선 자치단체장 또는 지방의회의원을 선출하는 선택 과정에서 냉정한 이성적 사고가 아닌 감성이 앞서기 때문인데 감성을 형성하는 주된 사유로는 사적 이해관계 또는 지연이나 학연 그리고 자신과의 친밀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좁게는 사회를 위한 公義(공의)와는 전혀 별개이기에 그밥에 그 나물들이 설치게 되어 있고, 그들이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어 가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구조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이러한 반 자치적 정치 상황에서 정치인들이나 그 소속의 정당을 신랄하게 비난하지만, 엄밀히 반성하자면 우리 자신들 내면이 자치에 대한 몰이해가 부른 ‘화’이기도 하다.

여기서 지방자치제도가 건국 이후 재정비를 거쳐 본격적으로 도입지 30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난지만, 아직은 미흡하기 짝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미흡이라는 부분이 자치에 관련된 ‘법’의 문제가 아닌 자치단체장의 의식문제라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각성이 요구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나주시장 후보를 자처하는 사람 중에서는 ‘나주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기선을 잡을 수 있다’는 장담에서도 수준 이하의 후보라 할 수 있으며, 현 나주시장인 강 시장이 불출마시 자신이 출마하겠다는 얼뜬 수준의 후보가 있다는 부분도 창피한 일이다.

차기 나주시장에 누가 당선될지 알 수는 없지만 나주시장 후보로 자처하려거든 자신들을 역량을 살피고, 혀가 길어야 침을 멀리 뱉는다는 말에서 지혜를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