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혁명", "삭힘의 미학", "발효가 탄생시킨 바다의 귀물"
사람들이 홍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강렬한 맛에 대한 절대적 표현이 아닐 수 없다.
홍어는 숙성을 통해서 맛을 얻는다. 홍어에는 그 어떤 생선도 따라올 수 없는 깊이가 있다.
사람들이 한번 맛들이고 나면 빠져 나오지를 못하고 다시 찾는 홍어. 「영산포 홍어축제」 부활을 계기로 영산포 숙성홍어의 진정성을 널리 알려 많은 이들을 지구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홍어의 오묘한 맛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해 '홍어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식품은 태양과 토양과 물을 근원으로 하여 성장한 동식물을 이용하여 인간이 생존을 위하여 만든 먹거리인데 식품을 섭취하는데 있어서의 식품종류 선택은 가공법이나 보관방법이 발전하기까지는 식중독에 대한 우려로 자연환경이나 계절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 영산홍어주식회사 이사 강건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먹거리중 야채나 과일을 제외하고 축산물이나 어패류 중 조미가공, 열처리, 건조, 형질변경을 안 하고 비 가열 상태에서 그대로 년 중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종류들은 얼마나 될까?

축산물중 일부는 생고기를 날것으로 먹기도 하나 여름철에는 특히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어패류는 년 중 어획되는 품목과 안 되는 품목이 있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무관하게 먹을 수 있는 패류는 별로 없다.

그 이유는 여름에는 특히 패류에 식중독을 유발하는 비브리오균이 발생하고 해수의 부영양화로 온도의 상승에 기인한 플랑크톤의 독성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숙성홍어도 예전에는 여름을 지난 9월부터 4월 말까지 꾸준히 소비가 되다 5월이 시작되면서 둔화되기 시작하여 무더위가 한창인 7,8월은 거의 소비가 안 되었다.

이유는 식중독에 대한 염려가 아니라 기온상승으로 인한 숙성 과정의 불편성, 제품의 불균일성, 홍어특유의 냄새에 기인한 해충들의 접근으로 인한 불편성과 보관상의 문제점등에 기인한 것이었다.

여름철에는 어패류는 생산량의 감소와 품목의 축소, 식중독에 대한우려로 소비가 둔화되는 대신 숙성홍어는 식중독에 대한 안정성으로 소비의 증가세를 보이며 여름 보양식품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경향이 있다.

홍어의 전통적인 숙성방법은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농사를 위하여 쌓아놓은 두엄 속에 홍어를 넣어 숙성을 시켰고 보다 따듯한 계절에는 항아리에 짚을 넣고 그 위에 홍어를 놓고 다시 짚을 넣고 홍어를 놓고 뚜껑을 닫은후 숙성을 시켰다.

홍어의 숙성은 영하의 온도에서는 거의 진행이 되지 않으며 온도가 0도 이상 일 때부터 진행이 되고 온도가 상승 할수록 급속도로 진행이 되고 숙성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홍어의 진액이 물과 더불어 체외로 배출이 된다.

그때 짚으로 만든 두엄은 진액과 함께 물을 흡수하고 공기에 노출되지 않은 홍어를 적당한 수분을 갖도록 유지 시켜주므로 전통적인 숙성방법이 대단히 과학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최근에는 좀더 발전적인 방법으로 숙성을 하고 있다.

홍어는 특이하게도 오줌을 배설하지 않는 어류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홍어의 근육 속에는 질소화합물인 urea라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고 숙성이 시작되면 urea가 분해되어 암모니아가 생성되기 시작하여 pH가 9.5이상까지 도달하게 되고 이때 발생하는 암모니아가 주위의 균들과 홍어내의 식중독 균을 사멸시킨다.

그래서 선조들은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뱀에 물렸을 때, 화상을 입었을 경우,피부에 상처가 난 경우에는 홍어껍질이나 홍어분말을 갈아서 치료를 했다.

암모니아가 균들의 살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벌레에 물렸을 때나 상처부위에 암모니아수를 소독수로 쓰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숙성홍어에 암모니아가 존재하는 한 숙성홍어는 식중독과는 무관한 년 중 언제라도 먹을 수 있는 4계절 식품이고 기능성 식품이라는 것을 밝힌다

다음주에는 “숙성홍어에 얽힌 민중들의 삶과 애환” 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