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박현)는 4월 15일 “환경피해가 우려된다는 공익상의 필요성을 들어 사업개시신고를 거부한 나주시의 행정처분에 대해 공익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한난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난은 2020년 12월 나주시에 발전소 사업개시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나주시는 주민의 반대와 환경피해 등 공익적인 사유를 들어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난은 이 같은 나주시의 조치에 반발하여 소송을 제기하였으며, 법원은 1심 판결을 통해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사업개시 신고 과정에서 법적 제한에 배치되거나 요건에 맞지 않는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특히 “나주시가 심사해야 할 대상은 현재 ‘사업계획’이 당초의 계획과 부합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기업의 ‘시설’이 당초의 계획과 부합하는지 여부”라며 “발전소 시설 자체로는 사업계획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못 박았다.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옴에 따라 주민 반대로 4년 가까이 멈춰서 있는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난 관계자는 “현재 판결문을 검토 중이다. 경영진을 중심으로 내부 검토 과정을 거친 후 조만간 가동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나주시는 주민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와 소송 결과를 공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 행정소송과는 별도로 2018년 3월 한난이 나주시를 상대로 발전소 사용승인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는 점이다. 만일 한난이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이길 경우 나주시와 나주시장, 인허가 업무 담당 공무원 등은 수 백 억 원에 달하는 손해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일단 나주시는 이번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같은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는 광주광역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이 재판부에 호소문을 제출하여 지자체 간의 갈등과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빠른 판결을 건의하였다. 이에 나주시와 나주시의회는 광주시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고, 혁신도시 주민 1만 5950명은 연명으로 SRF발전소 가동반대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탄원서에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한 난방공사의 SRF 시설에 대해서 나주시가 공익 우선에 가치를 두고 사업개시 수리를 거부한 것은 환경과 생명 존중의 시대정신에 부합한 행정처분”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열병합발전소는 애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2017년 12월에 준공해 정상가동에 들어가야 했지만 광주에서 생산한 SRF 반입 문제와 환경피해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3년 넘게 멈춰선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