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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살처분 농가의 한숨
정성균 기자  |  jeongsks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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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호] 승인 2021.03.21  1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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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균 취재/보도부장

며칠 전 축산 농장주 2명이 상기된 표정으로 나주투데이를 찾아왔다. 그들 중 한 명인 윤 씨 는 나주 공산면에서 23만여 수의 육계를 사육하고 있는 축산인으로서 억울한 부분이 너무 많아 신문사를 찾아왔다는 것이다.

윤 씨가 신문사를 찾아온 이유는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살처분 때문이었다. 지난 2월 6일 영암군 덕진면 종오리 농장에서 AI가 확진되자 반경 3km 안에 있는 윤 씨의 농장까지 불똥이 튀었다. 그는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명목으로 멀쩡한 육계 23만여 마리가 생매장을 당하는 모습을 하염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그로부터 6일 뒤 나주 반남면 흥덕리 종오리 농장에서도 AI가 확진되었다. 그는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왔던 닭이 아무런 잘못도 없이 전염병 확산을 예방한다는 이름으로 포대에 담겨 땅속에 묻히는 모습에 가슴이 메었다.
 
하지만 30일이 지나면 새로운 육계를 입식 할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으로 슬픔을 이겨 내는가 했으나 이번에는 3월 10일 봉황면 옥산리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확진되는 바람에 입식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윤 씨의 농장은 봉황면 AI 발생 농장으로부터 15km 이상 떨어져 있지만, 방역대가 겹치는 바람에 입식을 할 수 없으며, 또다시 30일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살처분에 대한 보상 단가가 실제 피해액의 70%에 불과하고, 생계안정자금 역시 67만 원(36만 수 이하 기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또한, 입식 시기가 지연되더라도 추가 보상이 없는 것도 문제다.
 
윤 씨의 처지에서는 키우던 육계가 살처분 당하는데 그치지 않고 입식 가능 날짜도 기약이 없는 상태에서 고용된 농장 인부를 내보내지도 못하고 봉급만 지급하는 등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
 
윤 씨는 “인근 영암군의 경우 현실에 맞지 않은 중앙정부의 보상 메뉴얼을 대폭 상향 조정하여 농가를 위로하고 보호하는 지자체 차원의 적극 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나주시를 비롯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보상대책을 주문하였다.
 
윤 씨는 가축의 살처분으로 인해 엄청난 심리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축산인에 대해 치유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점 아쉬워했다. 그는 또한 사육장 바로 옆에 거대한 무덤을 이루고 있는 매몰지 관리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매몰지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민원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악취 저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침출수로 인한 토양오염이나 지하수 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씨는 특히 농장 옆을 지날 때마다 자신의 땀과 희망이 담겨있던 닭들을 매몰하는 모습이 더 올라 몸서리가 쳐지고 울렁거림이 시작된다고 한다. 이동제한이 끝나는 대로 폐사체를 다른 곳으로 이동 조치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가 가장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AI가 발생했을 때 살처분 말고는 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같은 단지 안에서도 사육 중인 닭이 없어 예방적 살처분을 당하지 않은 농장은 20km 이내에서 AI가 발생하여도 가축을 사육할 수 있는 반면에 살처분을 당한 농가는 까다로운 입식 제한 규정을 적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윤 씨와 같은 축산인들의 한숨을 흘려듣지 말고 현행 살처분 제도에 대해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특히 닭과 오리, 종계와 육계 또는 산란계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인 기준을 적용해 살처분하는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하우스 또는 방목 사육 등 각각 다른 사육환경에 대한 살처분 적용기준을 세부적으로 검토해 살처분 범위를 최소화하는 등 축산농가의 고통을 덜어주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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