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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문협 내홍, 동반사퇴만이 해결책이다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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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호] 승인 2021.02.21  23: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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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지난 섣달 그믐날(2.11) 서울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고향 선배를 만났다. 가족들과 성묘차 내려온 길에 일부러 나를 찾은 것 같다. 약속 장소에 갔더니 만나자마자 하시는 말씀이 “창피하다”고 했다. 순간 ‘한국문인협회나주지부(이하 나주문협) 일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주문협 회장 문제였다. 

얼마 전 나주문협 임시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김모 씨가 나주문협 홍모 회장 인준의 부당성을 제기하기 위해 상경, 한국문인협회 회장을 만났는데 뜻대로 되지 않자 언성을 높이는 등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언행이 있었던 것 같다. 더욱 한국문인협회 회장이 지하철까지 10분 거리를 바래다주는 예의를 갖췄지만, 돌아서서 회장에게 육두문자를 섞은 문자를 보내는 등 품격 떨어지는 행위를 한 모양이다. 
 
한국문인협회 회장은 김모 씨를 만난 자리에서 나주문협 회장의 직인이 찍힌 서류가 제출되었기에 서류상 하자가 없어 홍모 씨를 나주문협 회장으로 인준했다며, 나주문협에서 서로가 타협해 새로운 회장을 선임하면 그에 따라 회장을 인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임시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김모 회장에 대해서는 절차상(총회소집 권한 유무)의 문제를 들어 인정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은 선배가 한국문인협회 회장에게서 들은 얘기라며 나에게 전해준 이야기다. 나주문협 회원이기도 한 고향 출신 원로작가의 이야기에 괜스레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점심을 같이하자고 했지만, 선배 얼굴 보기가 부끄러워(나주문협 회원으로서) 선약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자리를 서둘러 피했다. 일어서는데 나더러 나주문협을 정상화하는 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알았다고 답은 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이성보다 감정(憾情)이 앞선 이들에게 설득은 내 한계 밖이었다. 답안지는 단 하나, 둘 다 물러나는 것이 최상인데 솔직히 그들과 혀를 섞기가 싫었다. 그들의 머릿속엔 동료 문인들의 체면은 안중에도 없다. 입으로는 ‘나주문협을 위해서’라는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치장한 미사여구를 동원하지만, 속내는 회장 직함뿐이다.
 
그들이 내뱉는 미사여구가 진심이라면 나주문협 일은 나주에서 문인끼리 머리를 맞대야 했다. 동상이몽, 한쪽은 누가 볼세라 스리슬쩍 한국문협 인준받는 꼼수를 부리고, 다른 한쪽은 인준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렸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나주문협 망신을 이들이 통째로 시키고 있다. 
 
나주문협이 둘로 쪼개져 ‘한 지붕 두 회장’ 체제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서로가 나주문협의 적장자(嫡長子,회장)라며 양보 없는 대치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서로의 지지세를 등에 업고 일전불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전문집단 내에서의 이전투구는 시정잡배들보다 못하다, 명색 글을 만진다는 문인(文人)들이 무인(武人)처럼 싸우고 있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해 김성대 당시 나주문협 회장 등 임원 몇 명이 모여 자칭 임원회의를 열어 홍모 회원을 나주문협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후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문인들의 항의에도 임원회의에서 선출된 홍모 회장은 한국문인협회의 인준을 거쳐 나주시청에 나주문협 회장으로 정식 등록한다. 
 
이에 김모 부회장이 부랴부랴 위법임을 들어 ‘나주문인협회 비상대책위’를 꾸려 총회를 소집해 자신이 회장에 선출됐다. 김모 부회장 등이 소집한 총회도 소집자격 문제로 위법성 논란에 휩싸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주문협이 ‘한 지붕 두 가족’이 됐다. 이렇게 된 배경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는 견물생심(백호임제문학상)과 감투욕(나주문협회장) 때문이다. 
 
문인으로서 사회적인 혹은 문학적인 예우 여부는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다. 프로문인으로서 글은 수준에 미달하면서 문학단체의 장 같은 대우를 받으려 한다면 어불성설의 과욕이다. 또한, 문학단체의 주도권을 잡아야 큼직한 상도 서로 챙길 수 있고 원로가 되어간다는 생각은 착각 속의 공식이다. 문인은 오로지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 실력을 인정받으면 상도 타고 회장으로 추대도 되고 원로대접도 자연스레 따른다. 과욕은 재앙을 부른다는 것을 두 사람이 알았으면 한다.
 
나주문협 사태에 누구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실익이 없다. 홍, 김 두 사람 다 도긴개긴이다. 이들에 동조했던 동료 문인들도 마찬가지다. 서로를 향해 돌을 던질 형편이 못 된다. 모두가 자숙하고 자아비판해야 한다. 
 
문학인이란 그저 같은 병을 앓는 사람들이라고 서로 알아보고 웃고, 위안 삼으며 지내면 그뿐인데, 내편 네편 갈라져서 감투싸움까지 벌이고 있다니 나주문인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다. 더는 ‘네 탓’하지 말고 앙금을 털고 소통할 때다. 어떤 조직이든 소통(疏通)이 중요하다. 요즘이 소통의 부재라지만 명색 글을 쓰는 사람들이 소통과 담을 쌓으면 되겠는가. 소통과 관련해 가장 적극적인 해석을 하는 동양고전은 「주역(周易)」이다. 「주역」은 소통의 고전이다. 주역 64괘를 보면 얼마나 통(通)하고 있느냐 여부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교차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인동심(二人同心),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된다면 어떤 위기도, 힘든 일도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지붕 두 가족이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 얽히고설킨 매듭을 풀 수 있는 비법 중의 하나가 똘똘 뭉치는 것이다. 누구나 공감하는 위기극복의 화두다.
 
나주문협의 미래는 홍, 김 두 사람의 ‘이인동심’에 있다.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된다면 그 날카로움은 쇠도 자를 수 있다.’(二人同心 基利斷金)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닌 진정으로 나주문협의 안위를 생각한다면 두 사람이 한마음이 되어 마음을 비우면 된다. 선악 불문, 이유 불문하고 두 사람이 회장 자리를 내려놓으면 나주문협 사태는 해결된다. 어느 한 사람이 회장 자리를 고집하는 한 해결은 어렵다. 나주문협의 화합을 위해 이번 문협사태에 연루되지 않은 제3의 인물들로 새로운 임원진을 구성하면 된다. 나주문협이 회장 자리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은 더는 바람직하지 않다. 두 사람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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