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김재식 국장의 시사평론
입은 삐뚤어졌어도 촐래는 바로 붑시다
김재식  |  kkim888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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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호] 승인 2021.01.24  17: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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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식 국장

우리나라처럼 님비현상(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 이롭지 않은 일에는 반대하는 일)이 기승을 부리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또한, 그 반대로 자신이 속한 지역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될 것 같은 機關(기관)이 들어선다면 물불 안 가리고 손뼉 치는 속물근성도 유전적으로 가지고 있는데 1조원 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유치에 낙지국을 마신 당시 나주시가 관변 단체들을 동원하여 유치실패 책임을 엉뚱한 곳으로 돌려 성토하는 것도 전형적인 속물근성의 본이라 할 수 있다.
 
요즘 한전공대(한국에너지공과대학)를 두고 사회 여론이 분분하다. 호남지역이 민주당 텃밭이다 보니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한전공대에 대해서 결이 다른, 이견이라도 들어내면 ‘우리 지역’ 공과대학에 웬 잔말이냐며 쌍심지를 돋우기 일쑤다.
 
그런데 공대 설립·운영 그리고 부대비용으로 1조 6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년 700억 원 대 운영비 등을 대한민국 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에서 3.7%씩 떼어내 조성하는 ‘전력기금'을 사용한다는 여론조성 부분에 대해 일정 공분이 존재한다.
 
이유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대한민국 대표 공기업인 한전 경영의 자율성을 크게 헤칠 수 있는 권력의 ‘공약’이 한전공대 설립이라는 부분도 사실 우리보다 앞선, 민주주의를 금과옥조로 삼는 미국·영국 등 여하한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요금을 떼어내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인 국민 호주머니를 털어내는 준조세 성격이 강하다는 부분도 마뜩찮게 생각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학령인구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고 기존 공과대학들이 전력산업과 관련 ‘융·복합 분야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한국식 선거 공약의 천박한 맹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 지적에 대해서 상호 보완적인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보다 진영논리로 접근하여 文 정부를 흠집 내려는 트집으로 몰아붙이는 비열한 공격도 예사인데 한전공대 설립의 최대 수혜자는 특정 정치집단과 체육시설(골프장) 부지를 쪼개 한전공대 부지는 무상으로 주고 나머지 땅에 5,300세대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주택 사업자 아니냐는 매서운 질타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육영사업에 일조한다는 미명 뒤에 사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잔꾀가 너무 속 보이고 조잡해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주시민들 입장에선 한전공대가 ‘없는 것보다 낫다’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정치권이 공기업을 떡 만들듯 내키는 대로 주물러 정치적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다는 나쁜 선례라는 부분도 두고두고 文 정부의 치적에 시빗거리가 될 수 있고, 또한 受權(수권)을 노리는 정당들이 앞 다투어 ‘공약’이라는 명분으로 공기업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시대의 거인 故 리영희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라는 깊은 의미를 정치권에서 반드시 숙고하고 인정해야 한다.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이 대표 발의한 한전공대법은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이고 지난해 11월 상임위 회부 이후 더는 진척이 없는데 국회 의석 180석을 가진 거대 여당이라지만 국정 일익의 파트너인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빅딜이 아니라 사람의 이익이 아닌 국가의 정책 행위 정당성에 대해서 인정할 건 인정해야 정치적 건강성도 미래지향적으로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전공대는 삽질만 남아 있지만 何必曰利(하필왈리) ‘하필 이익을 말하냐’는 맹자의 꾸짖음을 정치인들은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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