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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평전 《진실에 복무하다》 권태선(지은이)”자신의 앎을 삶 속에서 실천해낸 인간 리영희를 만난다“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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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호] 승인 2021.01.24  17: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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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 은사’로 불리며 우리 현대사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꼽히는 고 리영희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조명한 리영희 평전 《진실에 복무하다》가 지난해 출간되었다.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고인의 일생과 작업, 관계자들의 증언을 폭넓고 충실하게 탐구한 결실을 이 책에 담았다. 여러 차례의 구속과 해직, 연행을 당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눈을 밝히는 거짓의 빗장을 풀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써 내려간 리영희 선생의 지적·실천적 여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특히 군사독재 시절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긴 선생의 주요 작업뿐 아니라 인간적인 일화와 개인적 성정에 대한 평가도 여러모로 조명해 더욱 온전한 ‘평전’이 되고자 했다. 가짜뉴스가 득세하고 언론의 신뢰도가 최악으로 추락한 요즈음, 실천하는 언론인이자 진실을 추구한 경계인이었던 리영희의 삶에서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의 살아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리영희가 평생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진실에 복무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로 저자는 ‘변방’에 대한 의식을 꼽는다. 한반도 최북단 변방인 평안북도 운산에서 출생하고 삭주에서 성장한 리영희는 학업을 위해 상경한 뒤 분단과 전쟁을 겪으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
 
해양대학 졸업이 정규학위 전부인 학력도 기자와 학자로 활동한 그에게는 내세울 만한 경력은 아니었다. 그 후의 삶 역시 언론사에서도 비주류에 속했고, 가난한 생활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이 오히려 리영희가 권력의 시혜를 바라는 기회주의자로 살지 않고 시대를 깨우는 언론인이자 작가의 본분에 충실한 길을 걷게 했다. 
 
한국전쟁과 군 복무 경험은 리영희가 세상에 눈을 뜨고 비판적 지식인으로 살아가게 만든 중요한 계기였다. 전쟁통에 의도치 않게 입대하게 된 그는 대학 시절 충실하게 공부한 영어 덕분에 통역장교로 근무하며 한국군과 미군을 동시에 경험했다. 전쟁 과정에서 양민학살과 국민방위군 사건 등 이승만 정권의 만행과 한국군의 무능과 부패를 절실히 경험했을 뿐 아니라 한국인들을 구하러 왔다는 미군이 철저히 자국의 이익에 충실한 행태를 보이는 모습 또한 목격했다. 
 
언론인의 길을 걷게 된 이후 주로 외신 보도와 국제 문제를 다루며 이름을 알린 그의 시야가 바로 이 시절의 경험을 통해 확대되었다. 저자는 ”이때의 체험을 기초로 하여 이후 기자로서 또는 학자로서 베트남전쟁이나 한미관계·남북관계를 제도 안의 학자들과 다르게 살펴볼 수 있었다”라고 평가한다. 
 
한때 철저한 민족주의자를 자처했던 그는 점차 협소한 민족주의를 넘어 개인과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 쪽으로 이동했다. 또한, 자본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하되, 사회주의적 요소를 가미한 사회민주주의 체제가 현 단계에서는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기존에 발언한 사회주의권 평가에 대해선 긴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문화대혁명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감상적으로 접근했고 후학들이 겪고 있는 혼란에 대해 일정하게 책임이 있음을 인정했다.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추천사에 “기자 리영희를 가졌던 한국이, 어쩌다 세계 최하위의 언론 신뢰도를 부끄러워하는 나라가 되었을까? 그것을 알기 위해 나는 먼저 리영희를 느끼고 싶다. 그의 생각, 그의 분노, 그의 행동. 그는 엄혹한 60~70년대에 ‘왜 쓰는가’ ‘왜 사는가’라는 원초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그 결과물을 지면에 담았다. “짧은 글 하나를 쓰고도 혹시라도 벌거벗은 채로 끌려갈까 봐 며칠씩 옷을 입은 채로 잠든 적이 많았다”는 그의 고백은 내가 언론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희망을 놓치지 않도록 해주는 말뚝이다. 리영희 선생의 제자이자 후배 언론인인 저자가 존경의 마음과 기자로서의 객관적 관찰을 담아 쓴 이 평전은 리영희를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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