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금천면 사거리에 장애인과 노약자, 어린이 등 교통약자들의 편의를 위해 계단식 육교가 아닌 경사형 보도육교를 설치한다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육교가 들어서면 주변 상권이 황폐해저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며 육교 설치를 강하게 반대했었다. 

 

당시 나주시는 지역주민들이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으나 나주경찰서와 나주교육청, 금천면 학부모들이 횡단보도를 이용할 경우 도로 폭이 4차선에서 6차선으로 넓어짐에 따라 사고가 가중되고 차량흐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반대했었다. 이로 인해 의견조정을 위한 지역주민 및 관계기관과의 공청회를 개최한 결과 교통약자 편의를 도모해 주기 위해서 경사형 보도육교를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나주시가 공청회라는 전가 보도를 휘둘러 육교를 설치했는데 10년이 지난 오늘도 6차선 도로 위에는 차량이 신나게 달리고 있고 금천면 인구 또한 큰 변동이 없는 것에서 보자면 육교 철거는 모종의 모사도 의심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는데 나주시에서는 고장 난 뻐꾸기시계처럼 언제나 주민 다수 민원이라는, 神(신)을 능가하는 무기를 들고 나온다.

 

그런데 나주투데이 578호 ‘나주중앙초등학교 앞 육교 산중에 거문고, 이용하는 사람 거의 없어 철거만이 정답‘이라는 제하의 기사 취재에서 나주시는 중앙초등학교 앞 육교 존치의 이유를 단 한 명이라도 육교를 이용하면 철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었고, 육교 이용실태를 조사했더니 소수의 이용객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금천면 육교를 철거하면서 금천면사무소에 주민 30명을 모아놓고 철거 여부를 물었더니 반대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철거하게 되었다는 변의 전후를 살펴보면 나주시의 행정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아전인수식인지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금천면 사거리 ‘경사형 보도육교’를 철거하려거든 원도심에서 ‘산중의 거문고’가 된 중앙초등학교 육교의 존치 여부도 폭넓게 논의했어야 나주시의 건설행정이 설득력이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설치 전부터 예산 낭비라는 맹비난이 쏟아졌던 중앙초등학교 육교에 대해서는 눈 감고 벙어리 행세를 하고 있는 나주시라는 점에서 금천 육교 철거는 또 다른 심각한 예산 낭비라는 손가락질은 당연한 일이고 자치라는 이름에서도 쉽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금천 육교는, 육교 설치비 5억5천만 원, 주민 보상비 34억5천만 원 등, 40억 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0여 년이 지나 하루아침에 철거라면 나주시 건설행정이 자치에 기반한 정상적인 행정으로 생각하는 지역민들이 있겠는가.

 

물론 금천면 사거리의 왕복 6차선 도로의 선형 변형 또는 개발 등 급격한 변화가 있어 불가피했다면 이해는 쉽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이 전혀 없는데도 40억 들인 대형 설치물이 몇몇 주민의 동의를 앞세운 철거에 누가 감동하겠냐는 물음이다.

 

나주시는, 모든 예산은 시민 혈세라는 것을 잠시라도 망각해서는 죄악이다. 

 

공무원들이야 철밥통이라는 또 다른 이름에서 크게 기대할 것이 없지만 민선 강인규 시장은 관에서 생성된 모든 것은 시민 혈세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면 자질 부족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며, 일정액 이상의 규모 있는 예산이 투입되는 주민편의의 공공시설문의 입안·설계· 공사 등에는 반드시 실명제를 도입하여 공과를 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