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법, 가부 동수일 때는 ‘부결’ 처리하도록 규정
나주시의회, 14명 중 7명 반대 의견을 ‘가결‘로 자의적 해석

나주시의회가 지난 10월 29일 제229회 원포인트 임시회의를 열어 나주시가 제출한 지방채 발행 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법과 회의 규칙 등 관련 법령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해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나주시는 총 3건 211억에 해당하는 지방채 발행 동의안을 나주시의회에 제출했고, 나주시의회는 이 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에 대해 이상만 의원은 ‘가용 재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지방채 발행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의장은 정회를 선포하여 소회의실에서 의원 간담회를 열고 지방채 발행에 대한 의견 조율에 나섰다. 이 간담회에는 14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나주시 일자리종합지원센터 건립에 필요한 21억원의 지방채 발행 동의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물은 결과 7명이 거수했다. 참석위원 14명의 절반인 7명이 ‘반대’의견을 나타냈고, 나머지 7명에 대해서는 ‘찬성’ 여부를 묻지 않아 ‘기권’이나 ‘찬성’의견 의원이 몇 명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간담회 후 속개된 본회의장에서 의장이 “원안대로 의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의가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의원들의 이의 제기가 없어 ‘가결’ 처리되었다.

하지만 간담회 결과는 ‘반대’의견이 7명일 뿐이며 ‘찬성’ 의견이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사회를 본 의사팀장이 찬성 의견은 묻지 않고 반대 의견만 물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7명이 모두 ‘찬성’ 의견이라고 추정한다고 해도 7;7로 ‘가부동수’이지 ‘가결’이 아니다.

지방자치법 제64조에 따르면 의결사항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며, 찬성과 반대가 같으면 부결된 것’으로 보게 규정되어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이날 출석한 14명의 과반수는 8명이기 때문에 ‘부결’처리 되어야 한다. 하지만 나주시의회 사무국은 ‘반대 의견이 과반수(8명)가 되지 않으니 가결되었다’며 자의적으로 해석하였고, 나주시의원 역시 이에 대해 토를 달지 않았다.

나머지 2건은 반대 의견이 8명 또는 10명으로 나와 ‘부결’로 해석한 것만 봐도 7명을 ‘가결’로 해석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간담회가 공식적인 의결 절차가 아니므로 지방자치법과 회의 규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이 간담회 결과가 본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관련 법령의 취지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으면 위법 논란에 휩쌓일 수 밖에 없다.

시민사회에서는 ‘법과 규칙을 만드는 의회가 지방자치법과 스스로 만든 회의규칙의 본 취지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