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893개 법인 중 407개소만 정상 운영에 그쳐
5명 이상의 농업인이면 농업법인 쉽게 만들어, 부실 운영 통로

나주시에 등록된 농업법인 중 절반 이상이 휴업 또는 폐업 등으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주시는 2019년 6월부터 2010년 1월 말까지 나주시에 등록된 2018년 12월 31일 기준 893개 농업법인에 대한 전수 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법인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407개소에 그치고 있고, 운영하지 않는 곳 384개소, 소재불명 104곳 등 절반 이상이 부실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운영 사유를 살펴보면 운영 준비 중인 법인이 27개소, 임시 휴업이 15개소, 휴업이 160개소, 폐업이 182개소 등이다.

나주시에 등록된 농업법인 중 영농조합이 587개소이며 농업회사가 306개소에 달하고 있다.

영농조합법인은 ‘농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농업경영체법)’에 따라 협업적 농업경영을 통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농산물의 출하·유통·가공·수출 및 농어촌 관광사업 등을 공동으로 운영하려는 5명 이상의 농업인이 만들 수 있다. 또한 농업회사법인은 농업의 경영이나 농산물의 유통·가공·판매를 기업적으로 하려는 자나 농업인의 농작업을 대행하거나 농어촌 관광사업을 하려는 자가 설립할 수 있다.

나주시는 농업법인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2016년에 첫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3년을 주기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농업법인의 상당수가 이렇게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농업인 5명 이상이면 누구나 쉽게 법인을 설립할 수 있는 제도 때문이다. 더욱이 농업경영체법 제20조에 따라 농업법인에 대해서 기술개발, 경영규모의 확대 또는 농업기계화 및 시설장비 현대화 등을 위한 자금지원을 정부나 지자체에서 최우선적으로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업법인을 쉽게 만들어놓고 정부의 자금지원만 받은 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지 않는 등 부실 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나주시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202개소에 대해 시정명령과 해산명령 청구 등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시정명령은 조합원이 5명 미만으로 감소했거나 출자요건이 미 충족 된 조합 96개소를 대상으로 발령된다. 또한 해산명령 청구는 사업범위 위반이나 1년 이상 장기 휴면 중인 법인 106개소에 대해 실시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농업법인의 부실운영을 막기 위해서는 법에 정해진 3년 주기의 점검 외에도 불시점검 등을 실시하여 농업법인의 정상적인 운영을 도모하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