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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가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길은 고소를 취하하는 것이다
이재창  |  jclee16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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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호] 승인 2020.09.22  19: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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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창 전 고구려대학 교수
나주가 환경미화원의 채용과정에 대한 의혹이 불거져 떠들썩 하다. ‘의혹’사안이, 전남경찰청이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언론보도는 물론 세간의 이목이 집중 되고 있다.

나주시는 지차남 의원이 제기한 환경미화원 채용비리에 대해 그런 일 없는데 비난받고 있어서 억울 하다는 태도인것으로 보여진다. 부시장, 행정자치국장 등이 지차남 의원실을 방문 해 ‘사과’를 하지 않으면 고소를 하겠다는 압력성 발언을 했다는 것 때문에 시민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나주시의회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중의 여론이 들끓자 나주시가 나서서 지차남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광주검찰청에 고발을 했다고 한다. 지차남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사법당국에서 수사를 하고 있으니 진위여부는 가려지리라고 본다.

한 가지 분명 한 것은 언론에 보도되고, 경찰이 조사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자료를 요청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하여 실상을 시민에게 알렸다. 이에 대하여 나주시가 나서서 고발을 한 것은 나주시는 민주주의의 질서와 지방자치가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들을 탓하기에 앞서 나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나주시가 민감하게 시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아 책임과 법적 조치를 묻겠다고 말할 때 그저 말싸움에서 나온 수사쯤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나주시는 2020년 9월 18일 일과가 다 끝나 공무원들이 퇴근하고 난 밤에 지차남 의원을 고소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하였다. 시의원이 의회에서 한 발언에 대하여 고소를 한다는 것을 헌법 1조에 민주공화국임을 표방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정체(政體)로 민주주의를 국체(國體)로는 공화정을 표방하고 있다. 즉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국가의 형태를 가지고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이 주인으로서 국가의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은 선거를 통하여 권력을 당선자에게 일정 기간 위임하여 통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뿐 그들 스스로는 권력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문명국 대부분은 이러한 가치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독재자들조차도 그들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선거를 활용한다.

프랑스의 법학자 몽테스퀘가 3권분립을 주장하게 된 근거는 ‘인간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인간은 본래 끝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어 권력을 한 곳에 맡기면 안 되기 때문에 세 부분으로 분리해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게 한 것이다. 공화국의 성숙도는 권력의 분산 정도로 귀결된다. 입법, 사법, 그리고 행정으로 이루어진 3부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면서 유지해가는 것이다.

특정 분야가 비대해지면 국민은 불행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행정의 권한이 비대했던 이승만, 박정희, 그리고 전두환 정권이 자행한 것이 무엇이었는가? 이들은 입법부와 사법부를 장악하여 독재를 강화하기 위하여 법을 만들고 사법부로 하여금 구금, 고문, 그리고 심지어 사법살인을 서슴없이 자행하였다.

잘난 척하고 싶어서 원문을 쓴 것이 아니라 굳이 원문을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원문을 검색하여 옮기기로 했다. The tree of liberty must be refreshed from time to time with the blood of patriots and tyrants. 이 문장을 직역하면 “자유의 나무는 때때로 애국자와 독재자의 피로 반듯이 새롭게 된다.”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의 말로 의역해서 “민주주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명구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발전을 이야기할 때  이 말을 즐겨 사용함으로써 과격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글귀로 오히려 유명해졌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의 땀과 눈물, 그리고 피로써 발전시켜왔다. 나주는 또 다시 피를 요구하는 것인가?

지방자치의 목적은 중앙정부와 마찬가지로 지방정부도 권한을 분산하여 행정을 균형 있게 행사하자는 취지는 동일하다. 국회의원처럼 지방 의원에게 명시적인 면책특권이 부여되지 않았다 할지라도 의혹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권한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원이 행정에 대하여 감시, 비판, 견제하는 행위는 권장되어야 할 것이지 사법 대상은 될 수 없다.

나주시는 입장문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으로 고소를 택했다고 강변하고 있으나 이는 민주주의 근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한 어처구니없는 처사다. 나주시가 시민에 의해서 선출된 시의원을 고소한 것은 시의원을 뽑아준 시민을 고소한 것으로 지방자치를 부정하는 것을 넘어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지난 70여 년 동안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하여 수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했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 근간인 주민 정치, 풀뿌리 정치로 주민이 주인으로 대접을 받는 정치인 것이다. 지방자치를 채택하고 있는 나주시가 부시장의 이름을 빌러 시의원을 고소했다는 것은 자가당착(自家撞着)이다.

나주시가 스스로 권력이 되어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나주시는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바로세우는 길로 돌아서야 한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지방자치를 부정하는 행위에 대하여 시민에게 사과하고 지차남 의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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