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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홍수” 소 잃었으면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이재창  |  jclee16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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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호] 승인 2020.08.16  22: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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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창 전 고구려대교수
나주에 8월 7일과 8일 사이 주요 지역의 평균 강수량이 300mm를 넘어선 것으로 기상청이 발표했다. 불과 이틀 사이에 300mm라는 기록적인 강우로 인하여 강둑은 붕괴되고 농작물은 물에 잠겼다. 나주시가 12일 집계한 피해 상황을 보면 주택침수 123동, 농작물 침수 1,453.7ha, 축사 침수 65동, 도로하천, 상하수도, 펌프장 등 단순 피해액만 100억을 넘어섰다. 정부는 나주 지역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함으로써 복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주의 피해 중 가장 심한 부분은 문평천이 영산강과 만나는 끝부분의 제방 붕괴였다. 영산강 물과 하천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수위가 상승하여 물이 둑을 타고 넘치면서 둑에 골이 파이고 넓어져 마침내 둑이 붕괴되었다. 문평천의 붕괴로 인한 농경지 601ha가 침수되어 처서를 앞두고 형성되기 시작한 벼의 씨방들이 썩어 수확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영산강 수해는 상류 댐인 담양, 장성, 광주, 그리고 나주 댐과 영산강 하굿둑 공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년래행사나 다름없었다. 1974년 영산강 대홍수로 영산강 주변의 촌락들이 이전되었고, 1989년 영산포 둑이 붕괴되어 인명 피해와 막심한 재산 피해를 냈었다. 상류 댐들과 영산강 하굿둑이 완성된 이후 4대강 사업으로 강폭이 넓어지고 강의 깊이가 깊어짐으로써 더 이상 수해의 위험은 발생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31년 만에 다시 찾아온 영산강의 수해를 두고 원인에 대한 다양한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개인의 생각이 확증된 사실처럼 강변하고 있다. 보통의 생각- 상식이 진리인 경우가 있지만 모든 일이 그렇지는 않기 때문에 의견으로 만족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생각한다. 항상 큰일을 당할 때마다 백화제방(百花齊放)은 있었지만 새롭게 일이 벌어지면 일사불란하게 정리되지 않고 우왕좌왕하면서 중요한 시간을 보냄으로써 피해를 키운다.

성숙한 집단은 지역의 중심 지도자들이 먼저 큰일이 발생하면 함께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이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임을 통해서 대처 방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중심이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을 갖는 것이다. 집안에 어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이다.

둘째는 현장파악이다. 현장으로 뛰어가는 것은 실무자가 하는 것이고 지도자는 실무자를 통해서 현장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다. 초기 상황에 대한 지도자의 판단이 중요한 시점에 특정 지역을 방문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은 해결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세 번째 해야 할 일은 현장을 종합하는 것이다. 현장의 종합피해 현황이 세밀하고 정확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종합상황이 대책의 초석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 원인파악이다. 여기에는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종합상황을 점검하여 원인을 밝혀 주면 된다. 전문가의 안목과 현장 참여자들의 경험이 함께 어우러진 원인분석이야말로 올바른 해결책의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복구다. 임시복구와 종합복구로 나누어질 것이다. 임시복구는 더 이상의 피해를 줄이는 것으로 제한되어야 하고 종합복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복구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종합백서를 만들어서 후세에 넘겨 주면 된다. 우리나라는 역사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이 늘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종합백서들이 역사가 되어 향후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역사를 외면하면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라는 격언을 새겨야 하는 이유다.

자연재해와 인재는 항상 있었다. 성숙한 사회의 척도는 사건·사고를 만날 때 이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느냐에 따라서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번 영산강의 수해를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기록적인 폭우 때문이었다고 얼버무리고 갈 것인가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모든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단하는 것은 혼선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꼭 참겠다. 다만 한 마디 특별재난지역 지정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나주시 예산이 시민의 안전에 쓰였는지 검토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세월호가 국민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고 한다. 노랑 빛깔이 전국을 뒤덮었지만 세금은 노랑 빛깔에 투여되지 않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소 잃었으면 외양간은 꼭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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