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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은 정치영역으로 제한되어야 한다
이재창  |  jclee16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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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6호] 승인 2020.07.19  15: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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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창 전 고구려대교수
2002년 3월 고 김근태 국회의원이 2,00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았으나 정치자금으로 신고하지 안했다는 양심고백을 함으로써 정치적 파문을 일으킨바 있다. 그 당시 여론은 당연히 둘로 나뉘었다. “지난 일을 괜히 고백함으로써 파문을 일으킨다”와 “과연 김근태답다”는 것이었다. 그 후 재판을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선고유예로 그의 행위는 일단락되었다.

과연 정치인에게 도덕성이란 무엇인가! 정치인에게 도덕적인 잣대를 대는 것이 옳은 것인가! 참으로 어려운 난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임기응변과 배신이 난무하는 것이 엄연한 정치현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정치현장에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가 아닐까 한다.

정치가 도덕성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인가를 제기하기 전에 정치란 무엇인가를 제기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가장 간명한 해답으로 생각하는 명언중의 하나가 “칼로 하는 싸움을 말로 하는 것이다”라는 구절이다.

엄격하게 말하면 과거의 정치는 전쟁으로 귀결되었고 오늘날의 정치도 이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집단이 있는 곳에는 정치가 있고 그곳에 힘의 논리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힘의 행사가 우선했기 때문에 전쟁이 잦았지만 현대는 외교를 통한 힘의 행사를 하기 때문에 싸움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정치인에게 도덕성이란 무엇일까? 최근의 경향은 말과 행동에서 시민들과 차별되는 삶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과 행동에서 도덕적인 우월성이란 종교지도자와 성자들이 해야 할 행동이다.

이렇게 보면 말과 행동의 우월성은 종교와 성자들의 영역으로 어쩌면 사제나 성직자가 정치를 책임지는 신권국가에서 요구되는 것이다. 그 마저도 신권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조차도 말과 행동의 차별성으로 지도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행위들이 드러남으로써 신권국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 받고 있다.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이란 첫째 시민의 수준과 동떨어진 말과 행동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의 행동이 시민들에게 설득 받을 수 없는 말과 행동이어서는 안 된다. 말과 행동이 시민의 심판의 대상이 되는 순간 그는 정치지도자의 위치에서 내려와야 한다. 사회관계망(SNS)이 활발한 이 시대에 변명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어리석음은 통하지 않는다. 변명보다는 솔직한 고백이 처방일 것이다.

둘째 소명의식결여다. 정치인이란 자신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결기로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정치인이 정치를 한다하면서 무엇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행동하는 것은 시민의 불행이다. 자신이 정치에 나서는 소명이 무엇인지 정립하지 못하고 정치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셋째 공적의식결여다. 시민에 의해서 선출되었단 것으로 시민의 이름으로 민선독재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비난받아야하는 내용들 중 인시권의 남용, 인허가권의 남용, 그리고 사업의 일방적인 진행은 민선정치가 가장 강하게 비판받는 것이다. 기초단체부터 중앙정부까지 모두가 위임된 권력이라는 오만에서 벗어나서 시민을 위한 정치로 돌아와야 한다.

넷째, 의사결정의 적절성이다. 민선이 시작된 이후 전국의 지차체들이 앞 다투어 민선통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주민통치의 틀을 만들었다. 그 중의 하나가 소통기구들이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자신들의 지지자들의 놀이터일 뿐 시민의 뜻을 반영하기 위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반드시 폭넓은 인력의 구성으로 대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균형 감각이다. 치우치지 않은 행정 뿐 아니라 자신들의 말과 행동이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심을 가지고 사물을 판단하고 행동해야지 치우친 판단으로 행동을 하게 되면 언젠가는 새로운 길로 가게 될 것이다. 

정치인에게 도덕성을 묻는 것은 정치영역에서 묻는 것이 합당하다. 정치인에게 신권정치의 지도자에게나 있을 법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의 본질을 흐리게 할 것이다. 국민의 보편적인 도덕성과 정치치인으로써 도덕성을 묻는 것이 오히려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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