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꽃과 꽃 사이의 오월-선한 이웃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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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3호] 승인 2020.06.07  14: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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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의 확성기가 애국가를 제창하자
계엄군은 시민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
모두 봄이라고 꽃을 피울 때
도둑은 북풍처럼 스며들었다
꽃눈이 얼어붙는 맹추위 속에서도
광주는 제 스스로 타올라
북풍이 서슬 퍼렇게 틀어막아도
인권의 눈과 귀가 뜨겁게 열렸다
버스는 방어벽으로 택시는 총알받이로
민주의 십자가에 높이 높이 달렸다
세상의 양심을 흔든 광주의 클랙슨소리
이웃의 아픔을 증언하느라 목울대에 피가 맺혀도
회오리치는 광주 밖은 눈멀고 귀먹어 암흑이었다
민주의 섬이 된 광주는
서로서로 비춰주는 등댓불이 되고
백척간두 절벽에서도 서로가 기둥이 되어
덩굴손처럼 서로를 감아올랐다
상인들은 곳간을 열고 성한 이는 몸을 풀어
상처들이 건널 징검다리가 되었다
태양이 제 살을 태워서 만물을 먹이듯
광주는 목숨을 태워서 민주의 밥이 되었다
뿌리든 잎이든 열매든 아까울 게 없었다
눈물로 뭉친 주먹밥이 고적한 등대처럼 눈물겹고
민주항쟁의 맨주먹이 돌기둥처럼 든든해서
가슴 밑바닥까지 박박 긁어 나눈
광주는 이 땅의 어머니들처럼 다 퍼주고 
피투성이 허허벌판이 되었다
눈폭풍이 물러나자 흰 뼈뿐인 벌판에 다시
어린 갈맷빛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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