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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에 새로운 시민단체의 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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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2호] 승인 2020.05.25  0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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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시민단체(市民團體)는 입법, 사법, 행정, 언론에 이어 ‘제5부’로 불리기도 한다. 사회의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민들 스스로가 만든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을 대신해서 권력의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일을 하며, 바람직한 제도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주장하는 것도 시민단체의 일이다. 때로는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할 때 시민단체는 이를 보완하는 등 정부와 사회를 향한 감시, 견제, 대안제시 역할까지 갈수록 그 중요도는 높아져가고 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나주도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괜찮은 시민단체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지역 시민단체라는 것이 생소한 상황에서 지역의 의식 있는 청장년(靑壯年)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한때는 지역사회의 빛과 소금 역항을 톡톡히 했다. 한 대 어느 때부터인가 시민단체다운 시민단체가 없다는 시민적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역민들로부터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나주의 시민단체로 인정받았던 특정시민단체를 지칭해 하는 말이었다. 무늬만 시민단체지 시민단체로서의 기능을 이미 상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희망이 크면 실망도 그만큼 큰 탓일까? 지역민들의 특정시민단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임계점에 달했다. “나주시의 2중대”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지역사회의 토종시민단체로서 나주를 대표하는 시민단체로 자리매김하면서 나주인의 기대를 듬뿍 받았었는데 이렇게 추락했다. 지역민들로부터 시민단체로서의 신뢰를 상실했다. 신뢰는 개인이나 조직의 생존을 위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덕목이다. 특히 시민단체나 그 구성원은 시민사회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관계로 신뢰상실은 시민단체의 존립기반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시민단체는 사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도,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집단도 아니다. 시민단체의 존재이유는 바로 거대시장과 국가에 의해 보장되지 못하는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시민단체들이 추구하는 것은 이윤도 될 수 없고 권력도 될 수 없다. 시민단체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시민적 권리확대와 공공성의 확보다. 모든 시민단체는 재물을 탐내지 않고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 되었을 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고 시민단체로서의 신뢰를 이어갈 수가 있다. 시민단체의 권력추구는 물론 시민운동가의 권력욕은 그 자체로서 불손하다.

그런데 그들(지역사회 특정시민단체)은 불손했다. 부정하겠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들은 권력화 되어갔고 권력을 추구했다. 그들의 권력추구와 권력욕은 사적 야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며, 시민운동의 생명줄이라 할 수 있는 순수성, 도덕성, 공익성 등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나주권력의 오남용에 대한 감시와 견제, 지역민에 대한 공공이익 추구가 본령인 지역시민운동이 권력화 되고 은연 중 군림하는 자세를 보였던 것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일이었다. 시민단체가 권력과 유착하게 되면 특정 권력의 외곽조직으로 전락하게 된다. 지역민들은 그들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영향력이 커지면서 의도했든 안했든 그 자체로서 새로운 권력의 지위를 가지게 됐다. 시민단체 역할이 어느 순간부터 시민단체 그 자체, 그리고 그 구성원의 이익과 영향력을 늘리기 위한 것과 구분이 모호해졌다.

그들은 자신들의 우월한 도덕 감정과 윤리의식을 자신들의 행동과 선택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삼았다. 그리고 이미 권력의 지위를 갖게 된 그들 자체의 활동에 대한 제대로 된 감시자가 존재하지 않았던 까닭에 그들은 어쩌면 ‘성역’이었다.

특히 그들은 비판과 주장에는 능했으나 자기비판과 성찰에는 소극적이었다. 실제로 도덕성을 기반으로 하는 시민단체가 자기비판과 성찰에 소극적일 개연성은 높다. 자신들이 하는 일의 정당성에 대한 확신이 강할수록, 도덕적 순수성에 대한 자신감이 강할수록 그들이 자신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이 같은 태도 역시 지역민들의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에 자유스러울 수 없었다.

시민단체의 본령(本領)이라 할 수 있는 권력에 대한 감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민선 3,4기 신 정훈 시장 때는 ‘내편 네편’을 가르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시민단체로서의 명맥을 유지했으나, 민선 6기 강인규 시장이 들어서면서부터는 어찌된 일인지 아예 엎드려버렸다. 부화뇌동했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시민단체로서 비판다운 비판 한번 했다는 말을 내 기억으로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존재자체가 까마득해졌다. 그들의 총체적 부실은 지역민들로부터 존재가치를 부정당했다.

그들을 비난하거나 비판하고자 것은 아니다. 그들은 과(過)보다는 공(公)이 더 많다. 한때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지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특성상 과는 일체 용인되지 않는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도덕 책’이어야 하기에 들이대는 잣대는 어느 조직이나 단체보다 엄격할 수밖에 없다.

지역 시민단체는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지자체와의 합리적인 협력적 관계도 필요하지만, 시민단체 교유의 견제와 비판이라는 긴장관계의 끈도 팽팽히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역 시민단체가 지자체와 지역사회에 대한 비판의 눈을 게을리 하는 순간 이미 시민단체로서의 맑은 영혼과 고유한 빛깔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지역의 시민단체는 해당 지자체와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어야 한다. 지역시민단체의 해당 지자체와의 거리두기 실패는 신뢰상실로 이어져 시민단체의 존립근거를 훼손, 시민단체로서 생명력을 상실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특정정당이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지역사회 정치풍토 속에서 공정한 비판과 견제,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균형추 역할을 위해 지역사회에 하루빨리 새로운 시민단체가 출현해야 한다. 기존의 특정시민단체를 해체수준의 리모델링을 하든지, 아니면 도덕성이 검증된 시민단체의 나주지부를 유치하든지, 어떤 형식을 취하든 지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시민단체 결성을 서둘러야 한다. 나주시민들의 중지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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