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봉저수지 하류에 떠오르고 있는 붕어 떼 사체 (사진=정성균 기자)

주민들, 저수지 상류 보오크사이트 잔재물 의심
나주시,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물고기 폐사…원인 파악 중

나주시 봉황면 만봉저수지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있지만 오리무중이다.

만봉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3월 18일 물넘이 부근에 물고기 30여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목격하고 나주시에 신고하였으며, 나주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나주지사에서는 이 물고기 사체를 수거하였다. 하지만 20여일이 지난 4월 7일 수 백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최근 까지 지속되고 있다.

폐사한 물고기는 30cm가 넘는 이른바 𔃳짜 붕어’부터 피라미 까지 다양하다. 4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 동안 수거한 물고기 사체는 300kg이 넘는다. 주말동안 죽은 물고기를 수거한 13일 월요일에는 100kg, 14일에는 20kg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4월 13일 만봉저수지 상류에서는 농어촌공사 직원 10여명이 보트를 타고 물고기 사체를 건져 올리고 있었다. 이 물고기 폐사는 SBS, TV조선, MBC 등 중앙방송국의 취재로 이어져 전국적인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이렇게 물고기가 집단으로 죽은 일을 처음 본다”며 원인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주시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자 즉각 원인조사에 나섰다. 우선 4월 9일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시료를 보내 수질 분석을 의뢰하였다. 또한 국립과학수사원에 물고기 사체와 저수지 물을 보내 원인 규명을 요청하였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환경공단에서도 폐사 원인을 분석 중이다.

이 분석 결과는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나 나올 예정이며 아직까지는 그 원인이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인근 주민들은 물고기 폐사 원인에 대해 7년 전에 저수지 상류에 매립·성토한 ‘레드머드’를 주목하고 있다. 이 ‘레드머드’는 보오크사이트라는 수입 광물 중에 알루미늄 성분만을 추출하고 난 잔재물로, 일반 성토용으로 허가된 제품이며 PH는 10~12 정도로 강알칼리성이다.

저수지 상류에 성토된 레드머드는 주민들의 민원에 의해 다른 곳으로 옮겨졌지만 이 곳 주민들은 아직도 남아있는 성분이 용출되어 물고기가 폐사를 일으키고 있지는 않는지 의심하고 있다.

 나주시 관계자는 ‘이 곳에서 흐르고 있는 물의 PH가 10으로 나타나 중성인 7에 비해 강알칼리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곳 저수지의 물은 PH가 7로 중성이다.

하지만 이 같은 원인이 물고기 집단 폐사로 나타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집단 폐사된 주 어종인 떡붕어가 산란기를 맞아 스트레스로 인해 폐사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인근 광주·강진 간 고속도로 건설현장의 발파 진동이 물고기 폐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또한 저수지에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는데 유독 떡붕어만 폐사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종합적으로 볼 때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물고기가 폐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관련 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는 독극물에 의한 폐사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만봉저수지는 총 저수량이 242만여 톤의 비교적 큰 저수지로 수혜 농경지가 153ha에 달하고 있다. 또한 상류에 작은 농촌마을이 서너 곳 자리하고 있을 뿐 특별한 오염원이 없어 1등급 수질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물고기 집단폐사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낚시꾼 등의 발걸음이 끊기고 있어, 물고기 폐사 원인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