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주먹밥의 밀도-꽃과 꽃 사이의 오월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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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호] 승인 2020.04.26  15: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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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은 멀리 떠나는 자식들이 배곯지 않게
어머니들의 정화수가 뭉친 것이다
기약 없는 용기로 뭉친 것들은 염려가 접착제가 되었다
아침에 핀 꽃이 한낮에 떨어지고
금방 스친 옷깃이 5미터 앞에서 고꾸라졌다
죽은 친구의 등허리를 껴안고 우정을 포개고 죽은 소년
억울한 주검을 나르던 열여섯에게 민주란 무엇이었을까
어젯밤 나누어 삼킨 주먹밥 한 덩어리
마지막 눈물처럼 가슴에 퍼부었겠지
같은 심박동끼리 뭉친 주먹밥은 끈기가 달랐다
치댈수록 밀도가 올라갔다
의리의 마찰로 뜨거워진 우정은 차마 바스러질 수가 없었다
주먹밥처럼 꼭 끌어안고
죽음도 떼어놓지 못한 밀도로
어린 친구들은 하늘에서도 주먹밥이 되었을까
오월의 하늘을 쳐다보면
주먹밥 같은 뭉게구름이 뭉클뭉클
어깨를 겯고 날아오른다
중3의 심장에서 꿈틀대던 의분의 밀도는
억만 년을 버틴 서석대처럼
광주를 버티는 주먹밥인양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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