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지역 역사가 묻어있는 건물 철거 후
정체성 없는 한옥, 나주시 활용은 숙박업, 기막히다는 시민들

역사의식이 전무한 사람이 지역사회 지도자가 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과 일의 뿌리와 과정을 부정하는 현상에 의해 당위성과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도외시 하는 무식한 용기의 작태라는 것이다.

나주시가 나주시장 前 관사를 헐고 10억 원을 들여 한옥을 지었는데 그 용도와 활용을 묻자 전혀 거리낌 없이 숙박업이라고 말한다. 10억 들인 한옥을 체험이란 명분으로 잠자리를 제공해 주고 돈을 받겠다는 알량한 속셈인데 제4기 나주시의회 의원을 지낸 강정숙 전 시의원이 목사내아 체험 숙박을 두고 러브숙박업이라는, 나주시를 향한 호통이 불현 듯 생각나는 것은 14년 전의 호통에서도 나주시는 전혀 전향적 변화가 없다는 것이 대단히 경이롭기도 하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은 한마디로 ‘역사가 없다’고 얕잡아 보는 한국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반만년이라는 유구한 역사에 고무되어 오두방정을 떨며 주책없이 보이는 것은 역사는 있는데 역사를 사랑 할 줄 모른다는, 우리 것이 천박하다는 천박함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천박함이 나주시에서 재현되었다면 누구의 책임이겠는가? 필자는 나주시장, 부시장 건설국장의 연대책임이라는 생각이다.

여기서 나주시 목사내아의 현판은 琴鶴軒(금학헌)이다. 거문고와 학이 살고 있는 집이란 뜻인데 금학, 국화, 대나무 등은 선비의 청빈(淸貧)한 생활과 고아(高雅)한 품격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에 목사가 거주하는 집의 ‘금학헌’이라는 현판은 그 의미가 사뭇 심장하다.

그런데 금학헌에 천년 목사고을이라는 나주시가 나주시를 홍보한다는 허울로 신혼남녀에게 잠자리를 제공해 주는 것도 모자라 상전 모시듯 하는 꼬락서니도 순 쌍것들의 놀이 아니냐는 의식 있는 시민들의 분노가 있는 마당에 목사내아 바로 뒤편의 나주시장 官仕(관사)를 헐어내고 그 자리에 한옥을 지어놓고 숙박업을 하겠다는 나주시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돈에 환장한 수전노 아니고서는 이해가 쉽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말단 행정기관인 여하한 군소지역의 자치단체는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의 창달 그리고 계승과 발전을 최우선 행정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역사문화의 계승과 발전이 아닌 역사를 허물어내고 별개의 이익창출이라는 행정이라면 그 행정의 품격은 개차반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주시는 정명천년이라는 아이콘으로 나주시에 관광객 1백 만 명 유치라는 기염이 대단했었다. 그런데 나주시가 정명천년하고는 전혀 다른 역사보존의 반대적 행보라 활 수 있는 관사 철거라면 그 진정성이 심히 의심받게 되어 있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또한 한옥이 우리전통 부잣집 가옥이라 치고 한옥 마당에 펼쳐 논 板石(판석)이 'made in Vietnam' 즉 베트남에서 수입한 돌로 깔았는데 조선의 한옥과 베트남 산 판석의 조합에 문제가 없냐는 질의에 나주시는 현장을 확인해 보겠다는 떨떠름한 짤막한 답뿐이다.

우리 속언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되놈이 돈을 번다’라는 말이 있다. 관련 사업은 머리 큰 놈들이 밑그림을 그렸을 것이고 종장엔 말단 직원들이 덤터기란 혹독한 비난에 노출되었다는 점에서 ‘곰과 때놈’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은 동안 나주시의 엉터리 행정이 너무나 즐비하기에 가능 했을 것이다.

나주시, 투박한 행정이 요구되고 있다. 예술은 교와 졸의 조화에서 멋지게 탄생한다는 의미에서 巧(교) 즉, 교묘함으로만 시민을 현혹시켜서는 죄악이라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